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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신비

연가시, 숙주를 좀비로 만드는 기생충

연가시, 숙주를 좀비로 만드는 기생충

 연가시는 유선형동물문(Phylum Nematomorpha)에 속하는 동물을 모두 이르는 말이다. 사마귀선충, 철선충, 철사벌레라고도 하며,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Gordian worm 또는 Horsehair worm이라고 한다. 현재까지 약 326종이 알려져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약 2,000여 종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우리나라에서는 9종이 보고되어 있다.

연가시, 사마귀, 숙주(출처 : www.dailyjeonbuk.com)

 성체의 길이는 10~90cm로 다양하며, 직경은 2~3mm 이하로 가늘고 긴 철사 모양이다. 황갈색, 암갈색, 백색 등 다양하다. 머리는 뚜렷한 형태가 없고 몸 앞쪽 끝에 입이 있으나 소화관은 퇴화된 경향이 있다. 서식지는 매우 다양한데 보통 깨끗한 물에서 서식한다. 물가나 웅덩이, 연못, 저수지, 동굴 등 물이 있는 곳이나 습기가 있는 곳에서도 발견되기도 한다.

 연가시는 암수의 구분이 있고 유성생식을 한다. 교미는 수중에서 이루어지며 산란 후 죽는다. 수십만에서 수천만개의 알을 낳고 약 2~4주 후 유충으로 자란다. 유충은 먹이사슬을 따라서 이동하여 숙주에 기생한다.

 유충은 수중에서 모기 유충 등에 포낭 형태로 감염된 후 성충이 된 모기가 지상으로 이동하였을 때 사마귀같은 숙주가 모기를 잡아먹으면서 감염이 된다. 유충이 육지로 이동하여 주변의 풀에 붙어 있다가 메뚜기, 여치 등의 초식 곤충에게 섭취되어 성충으로 발육하기도 한다.

연가시, 감염(출처 : nematomorpha.net)

 대표적 숙주인 사마귀는 감염된 곤충류를 잡아먹음으로써 감염된다. 숙주에 이동한 연가시의 유충은 약 4~20주가 지나면 성충으로 자란다. 숙주가 물속에 생활하는 경우도 있고 육상에 서식하는 경우도 있다. 숙주가 육상에 서식하는 경우 특정한 시기가 되었을 때, 성체가 된 연가시는 숙주가 스스로 물속으로 뛰어들어 자살하게 한 후 항문, 생식공 등을 통해 빠져나오는데 뭄체를 뚫고 나오기도 한다.

연가시, 암수구분(출처 : discussions.texasbowhunter.com)

 과학자들은 연가시가 어떤 과정을 통해 숙주가 물에 빠져 죽도록 조종하는지 연구했다. 우선 연가시가 껍질만 남은 숙주를 직접 움직이는지 아니면 뇌를 조종해 스스로 물로 뛰어들게 하는 것인지를 궁금하게 여겼다. 물에 빠져 죽은 숙주의 뇌를 분석한 과학자들은 특정 단백질 성분이 많은 것을 확인하였고 연가시가 숙주의 뇌에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근래에 연가시가 사람에게도 기생한 사례가 미국, 브라질, 캐나다, 일본 등에서 보고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3년 77세 여성환자의 비뇨기계에서 발견되었고, 개의 구토물에서 발견되었다는 보고가 있으나 감염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인체에 직접 감염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감염된 곤충을 섭취한 물고기나 개구리 등을 날 것으로 먹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연가시는 아직 정확한 생활사가 밝혀지지 않아 추가적인 생태연구가 필요하다.


참고자료 : https://namu.wiki/w/연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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