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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감각 현상

배운 적 없는 말을 하다, 이종언어 발화현상

배운 적 없는 말을 하다, 이종언어 발화현상(제노글로시)

 배운 적이 없는 다른 나라의 언어를 갑자기 사용하는 현상을 이종언어 발화현상 또는 제노글로시(Xenoglossy)라고 한다. 프랑스의 생리학자 찰스 리체(Charles Richet)는 그리스어로 xeno(외국의)와 glossy(혀, 언어)를 합쳐 이 용어를 만들었다. 대부분 이 현상은 일시적으로 나타나며 그 당시 사용했던 언어에 대한 기억도 일정 시간 후에 사라진다고 알려져 있다.

이종언어 발화현상(출처 : authorstephentremp.blogspot.com)

 2007년 체코의 마테즈 쿠스는 영국에서 열린 모터사이클 대회에 참가했다가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실려갔다. 쿠스는 의식을 잃은지 45분만에 깨어났는데 자신의 상태를 유창한 영어로 설명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는 사고 전까지 영어를 전혀 하지 못했었다. 정통 영어 억양으로 영어를 구사했었는데 이후 그 능력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리고 의료진은 쿠스의 이런 능력의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2010년 4월, 크로아티아의 소녀 산드라 라릭은 학교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는데 하루만에 의식을 찾은 후 갑자기 독일어로 말을 했다. 그리고 자신의 모국어인 크로아티아어를 완전히 잊어버렸다고 한다.

 미국 오하이오 주에 사는 윌리엄스 부부는 10년만에 어렵게 아이를 얻었는데 아이가 두살반쯤되었을 때 등에 온통 작은 반점이 나타났다고 한다. 의사에게 데려갔으나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그 후부터 아이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중얼거리는 일이 잦아졌다. 한 대학의 언어학 교수가 그 말을 듣고서는 고대 히브리어의 기도문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아이가 네살이 되었을 때 반점이 점차 옅어지다가 사라져버렸고 히브리어를 입에 올리는 일도 없어졌다고 한다.

찰스 리체, 이종언어 발화현상(찰스 리체 - 출처 : Wikimedia Commons)

 이종언어 발화현상은 전생과 관련되어 있다고도 하나 실제 사례는 적은 편이다. 드물지만 최면 상태에서 이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영매에 의한 사례도 보고되어 있다.

 제노글로시 현상의 원인은 어떠한 충격에 의해 전생에 사용했던 말을 다시 하게 된다는 설과 단기간 나타났다 사라지는 초능력이란 설이 있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충격에 의해 뇌의 특정 부분이 자극되어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회의론자들은 그것이 단지 횡설수설하는 말이라고 하며 언젠가 들어보았던 단어나 표현을 기억하는 것뿐이라고 한다.


참고자료 : 회의주의자 사전(2007년, 로버트 T. 캐롤 저, 한기찬 역, 잎파랑, p766)

초과학 미스터리(1996년, 문용수 편저, 하늘출판사)

http://www.mydaily.co.kr/new_yk/html/read.php?newsid=20110417114016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