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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감각 현상

초능력을 실험해보는 제너 카드(Zener Cards)

초능력을 실험해보는 제너 카드(Zener Cards)

 

 듀크대의 칼 제너 박사가 텔레파시같은 ESP현상(초감각현상, Extrasensory Perception)을 실험하기 위해 만든 제너 카드(Zener Cards). ESP카드라고도 불린다. 카드는 총 5가지가 있는데 별, 동그라미, 사각형, 십자가, 물결무늬 등이 있다. 제너카드 한 벌은 5종류의 카드가 5장씩 모두 2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너카드, Zener Cards
제너카드(Zener Cards)

 

 1930년에 듀크 대학의 심리학과장이었던 윌리암 맥도갈(William McDougall)의 영향을 받은 심리학자들의 모임이 있었는데 이 모임의 구성원은 헬지 룬드홀름(Helge Lundholm), 칼 제너 박사(Dr. Karl E Zener) 와 조셉 뱅크스 라인 박사 (Dr. Joseph Banks Rhine) 등이 있었다.

 

 이 모임에서 ESP 실험을 실시하였는데 이 때 칼 제너 박사에 의해 처음으로 고안된 것이 바로 제너 카드이다. 실험 방법은 카드를 잘 섞은 후 실험 대상자가 카드의 순서를 알아맞히거나 정보를 보내는 사람이 카드를 보고 텔레파시를 이용해 신호를 받는 사람에게 보내는 방법으로 진행한다.

 

 카드 한벌에 25장의 카드가 있고 카드의 종류가 5가지이기 때문에 어떤 카드든 맨 위에 올라와서 발신자가 보게 될 확률은 20%이다. 여러 차례에 걸쳐 테스트를 실시하고 적중률이 20%를 훨씬 넘게 되면 우연 이상의 무언가가 작용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시도 횟수가 적을 경우에는 우연히 그보다 높은 적중률을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같은 카드로 횟수를 거듭해 시도하여 20%를 훨씬 넘는 적중률을 보인다면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초능력이 있는 것일 수도 있고 무의식적으로 어떤 실마리를 포착한 것일 수도 있다. 혹은 속임수를 쓰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제너카드 실험 장면
제너카드 실험 장면(출처 : Wikimedia Commons)

 

 조셉 박사의 실험 결과, 다수의 피실험자들에게서 의미있는 데이터가 확보되었다. 한 피실험자는 85,724회의 실험에서 24,364번을 맞추어 28.4%라는 놀라운 적중률을 보이기도 했다. 조셉 박사는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1934년 "초감각적 지각(Extrasensory Perception)"이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학계와 일반인에게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회의론자들의 반응은 거셌다. 실험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며 비판에 나섰는데 이중은폐 실험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이중은폐 실험이란 실험자와 피실험자 모두에게 실험의 내용과 의미를 알려주지 않고 진행되는 실험이다. 조셉 박사의 실험에 대해 실험자가 카드를 섞는 과정에서 무늬를 볼 수도 있고 이것이 얼굴표정과 몸짓 등으로 나타나 피실험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듀크 대학에서 시작된 이 실험을 바탕으로 많은 다른 대학들에서 비슷한 기법으로 시도되었으나 그 방법은 조금씩 달랐다. 회의론자들의 비판을 고려하여 카드를 섞는 사람의 특성이 반영될 가능성이 없애기 위해 기계로 카드를 섞는 방법을 쓰기도 했다. 듀크 대학에서의 연구는 초심리학 연구에 많은 발전을 가져왔으며, 제너 카드는 지금까지도 ESP실험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다.


 

참고자료 : 회의주의자 사전(2007년, 로버트 T. 캐롤 저, 한기찬 역, 잎파랑, p768)

미스터리 사이언스(2011년, 파퓰러사이언스 편저, 양문, p135-138)

https://blog.naver.com/araunemoon/20002508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