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문명.유물.유적

인도양 환상의 레무리아 대륙(Lemuria)

제이스톤 2023. 1. 26. 20:30

 레무리아 또는 레뮤리아라고 불리는 대륙. 인도양에 존재했다고 알려진 가상의 대륙이 있습니다. 19세기에 등장한 이 대륙은 흔히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 섬에서 인도를 거쳐 동남아시아까지 이어져 있다고 묘사되어 있습니다(어떤 이는 오스트레일리아 서부 지역까지라고도 합니다).

레무리아(Lemuria)
레무리아(Lemuria)

 영국의 박물학자 필립 L. 스크레이터는 1864년에 이 대륙을 ‘레무리아(Lemuria) 대륙’이라고 명명했습니다. 레무리아라는 이름은 여우원숭이(레무르, Lemur)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레무르는 아프리카 동부의 마다가스카르 섬에 서식하는 동물입니다. 하지만 바로 옆 아프리카 대륙에는 살지 않습니다. 그런데 바다 건너 수천 km나 떨어진 스리랑카와 인도, 인도네시아 등 인도양을 둘러싼 지역에서는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과거에 존재했지만 사라진 대륙이 존재한다는 가설이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동식물의 분포를 보면 마다가스카르 섬과 인도 사이에는 놀랄만큼 유사한 점들이 있습니다. 스크레이터의 주장은 고생물학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의 주장은 고생물의 진화분포를 비교적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알락꼬리여우원숭이(Ring-tailed Lemur)
레무르의 일종인 알락꼬리여우원숭이(Ring-tailed Lemur)

 구소련의 지질학자인 리세톱은 인도양 해저 조사를 통해 실제로 대륙이 존재했었다고 추정할만한 지질학상의 자료가 발견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1972년 마다가스카르 섬의 남쪽 약 700마일에 걸친 해저를 조사한 학술조사선 ‘그로머찰렌지’호는 최근 2,000만년 사이에 이 지역이 1,600m 이상 가라앉았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세이셜 제도와 샤드마리아의 얕은 해양에서는 그 이전보다 2,000m나 침하한 것도 발견되었습니다. 더욱이 마다가스카르 섬 북서부의 해저에서는 10~11세기의 것으로 보이는 아랍인들의 건출물 잔해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는 불과 수세기 전에도 육지의 침하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레무리아 위치
레무리아 위치

 유감스럽지만 인도양에 환상의 대륙이 존재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현대에 들어 베게너의 대륙이동설과 판 구조론이 정설로 받아들여지면서 주류 과학계에서는 더 이상 레무리아 대륙에 대한 가설은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남부 아시아 문화권에는 인도양에 대륙이 있었다는 전설이 다수 존재합니다. 고대 인도의 전설은 해저에 가라앉은 몇몇 도시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가장 오랜 기록인 ‘마하바라타’에는 신들의 적, 악마인 아르스가 살고 있던 도시인 트리플이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으며 신들의 눈에서 모습을 감추었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밖에도 인도의 고대 도시인 마두라이와 관련된 전설에도 대륙이 언급되고 있으며 그 외에 남인도의 대부분 지역에서 이와 비슷한 전설이 있다고 합니다. 인도 남부 타밀족의 전설에는 고대 타밀 문명과 함께 사라져 버린 대륙 쿠마리 칸담(Kumari Kandam)이 등장하는데 레무리아는 종종 이와 동일시되기도 합니다.

 스리랑카의 고대 문헌에는 앞선 시대에 25개의 궁전과 40만 개의 거리가 있었던 육지를 바다가 삼켜버렸다고 적혀 있습니다. 인도양 지역에 사라진 문명이 있었으며 그 육지가 인도와 스리랑카의 섬들을 연결하고 있었다고도 합니다. 미얀마의 문헌에는 ‘그 나라는 대륙의 규모였지만 악령의 딸이 수많은 바위를 바다로 던져 넣어 물이 차올라서 땅을 삼켜버렸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레무리아에서 시작되어 분화된 인류 계통도
레무리아에서 시작되어 분화된 인류 계통도(Wikimedia Commons)

 사라진 대륙이 있다는 이야기는 이곳에 초고대에 고도의 문명이 존재했다는 이야기로 퍼져나갑니다.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생각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주장의 대표적인 인물은 루이스 스펜서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들에 따르면, 레무리아의 시대는 기원전 450만년~12,000년까지 존재했었다고 합니다. 특수한 광석을 이용해 배를 움직였고 수레의 동력으로는 자석을 이용했습니다. 조명으로는 천연적인 발광 물질을 농축해서 이용했다고 합니다. 레무리아인들은 금발에 하얀 피부를 가진 종족이라고도 하며, 엘레나 브레버스키는 레무리아인들을 인류의 조상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였습니다.

 대륙이 침몰할 때 살아남은 사람들이 폴리네시아로 이주하여 그들의 문화유산을 계승했다거나 인도로 건너가 정착하여 인더스 문명을 쌓아 올렸다고도 합니다. 지구공동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지구 내부에서 문명을 이루고 살아간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참고자료 : 잃어버린 문명 대백과(2015년, 학연교육출판 편저, 고정아 역, 루덴스미디어, p45-46)
https://www.sciencetimes.co.kr/news/전설의-레무리아-대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