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O신드롬

외계 지적 생명체를 찾아서

제이스톤 2023. 2. 2. 20:30

 외계 지적 생명체를 처음으로 탐사한 것은 1960년의 일입니다. 드레이크 방정식으로 유명한 프랭크 드레이크 박사의 오즈마 프로젝트(Ozma Project)가 시작되었습니다. 드레이크 박사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그린뱅크 인근에 직경 25m의 전파망원경을 설치하고 고래자리 타우 별과 에리다누스자리 엡실론 별로 망원경의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두 별에 딸린 어느 행성에서 오는 전파를 잡아보려는 시도였습니다.

전파망원경과 별
전파망원경과 별

 그가 외계 생명체의 탐사를 위해 전파를 찾은 이유는 발달된 문명이라면 전파를 사용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지구인처럼 TV나 라디오, 휴대전화 등의 전파로 통신이 가능한 문명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따라서 인위적인 전파가 포착된다면 지적 생명체의 존재를 알려주는 지표가 된다고 믿었습니다.

 오즈마 프로젝트는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외계지적생명체탐사(세티, SETI,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프로젝트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SETI는 오즈마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우주에서 탐지되는 온갖 전파 속에서 반복적 패턴을 보이는 특정 신호를 찾아내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1984년 미국 SETI연구소가 설립되면서 캘리포니아대학, 호주 웨스턴시드니대학 등을 중심으로 관련 연구가 다양하게 전개되었습니다.

 

 SETI 프로젝트는 1992년 NASA에서 공식 프로그램으로 지원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계획에는 스티븐 호킹 박사를 비롯한 많은 과학자들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미 상원의회의 반발로 지원금을 대폭 줄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현재는 대부분 민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SETI 관련 과학자들은 민간의 기부금으로 ‘피닉스 프로젝트’를 부활시키기도 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1995년 호주에서 시작해 푸에르토리코에 있는 세계 최대의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직경 305m, 2020년 12월 붕괴되었음)을 이용해 우주를 탐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 작업은 200광년 거리 안에 있는 1,000개 별의 전파를 조사하는 것으로 1,000~2,000MHz의 전파를 1Hz 단위로 쪼갠 20억 개의 채널을 분석하고 있으나 아직 의미있는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레시보 전파망원경
아레시보 전파망원경

 SETI연구소는 2007년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인 폴 앨런(Paul Allen)의 기부금을 바탕으로 350대의 SETI 전용 전파망원경을 구동하는 프로젝트를 출범시켰습니다. 그의 이름을 따서 앨런 망원경 집합체(Allen Telescope Array, ATA)라고 불리는데 미국 캘리포니아 동북쪽에 45대의 전파망원경이 운용되고 있습니다.

 이 망원경이 사용되기 전까지 SETI는 영국의 천문대와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을 빌려 1년에 고작 20일만을 사용해 왔습니다. 이 망원경 덕분에 SETI는 외계지적생명체탐사에 모든 연구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SETI@home
SETI@home

 SETI 프로젝트는 ‘SETI@HOME'으로 확대되어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였습니다. 1999년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전파망원경이 수신한 전파 신호를 일반인들의 PC로 분석하는 시스템입니다.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이 하루에 수집하는 전파는 무려 2,800만 개에 달합니다. 이처럼 막대한 전파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슈퍼컴퓨터가 필요한데 전 세계 PC들을 연결하여 이 자료를 분산하여 분석함으로써 슈퍼컴퓨터를 운용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setiathome.berkeley.edu 홈페이지에서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아 자신의 PC를 탐사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컴퓨터가 많을수록 지적 생명체를 찾을 수 있는 확률도 산술적으로 증가합니다. 오픈 4개월 만에 전세계 120만명이 참여하는 뜨거운 인기를 보여주었고 2015년에 기준 19만명이 활동하였습니다.

 

 해외에서는 민간 기부자들의 도움으로 이러한 탐사활동이 진행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2008년 국립과천과학관에 설치된 지름 7m의 전파망원경을 이용하여 처음으로 SETI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2009년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서울, 울산, 제주에 있는 지름 21m 전파 망원경을 이용한 '세티코리아 프로젝트'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전파를 이용한 탐사가 성공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앨런 망원경 집합체를 통해 외계의 전파를 찾는 능력이 크게 향상되긴 하였지만 아직 그 한계는 명확합니다. 가장 가까운 별에서 전파가 오고 있더라도 이러한 신호는 너무 약합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강한 신호를 보내지 않으면 찾을 수가 없습니다.

아레시보 메시지
아레시보 메시지(출처 : Wikimedia Commons)

 게다가 별들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1974년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의 강력한 레이더 송신기를 이용하여 허큘리스자리 구상성단 M13에 있는 별들로 우리의 강력한 전파를 3분간 보낸 적이 있습니다. M13은 21,000광년 떨어져 있기 때문에 신호가 도착하는데 21,000년이 걸리고 다시 지구로 답장이 오는데도 21,000년이 걸립니다. 우리가 신호를 받을 때 쯤이면 그들도 우리도 존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류는 전파를 이용한 탐사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2006년 프랑스 국립우주센터(CNES)가 발사한 중량천문위성 ‘코롯(Corot)'은 별 주위를 도는 행성이 별빛을 가리는 일식 현상을 감지하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행성을 찾고 있습니다. 코롯 위성의 분광기는 목성과 같은 거대한 행성부터 지구의 1.5배 크기의 작은 행성까지 포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2009년 3월 NASA는 플로리다 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센터에서 외부 행성 추적용 망원경인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발사하기도 했습니다. 케플러 망원경 역시 은하에 속하는 수천 개의 별을 상대로 생명체가 살만한 지구 크기의 행성이 있는지 살피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또한 유럽항공우주국(ESA)은 2015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행성을 찾기 위한 ‘다윈 프로젝트’를 실시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외계의 지적생명체를 찾기 위한 노력은 드넓은 우주에서 우리 인류는 과연 외로운 존재인가 라는 가장 궁극적인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한 것입니다. 외계문명의 흔적을 찾게 될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 아무런 증거도 없습니다. 하지만 인류가 한발씩 나아간다면 그들도 우리에게 한발씩 다가올 것입니다.

참고자료 : 미스터리 사이언스(2011년, 파퓰러사이언스 편저, 양문, p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