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과 사후세계

죽음의 순간, 임사체험(臨死體驗)

제이스톤 2018. 3. 6. 11:49

죽음의 순간, 임사체험(臨死體驗)

 사람은 누구나 한번 죽는다. 지구상에서 자신의 죽음을 아는 유일한 생명체이다. 인류는 죽음이 불가피한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죽음이 모든 종말임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죽음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에서 내세에 대한 믿음이 비롯되었다.

 죽음 이후의 삶과 영혼의 보존에 대한 관심은 태고에서부터 오늘날까지 인류에게 하나의 강박관념이 되었다. 사후의 삶을 믿는 사람들은 영혼의 존재를 인정했지만 과학에 있어 무덤 저쪽의 세계는 탐구가 불가능한 영역이었다. 1960년대 레이몬드 무디가 임사체험을 연구하기 전까지는 죽음의 과정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시도는 거의 없었다.

 임사체험(臨死體驗, Near Death Experience, NDE, 근사체험)이란 미국의 정신과 의사인 레이몬드 무디가 처음 사용한 용어로, 거의 죽음 직전에서 살아난 사람들의 체험을 말한다. 예를 들면, 심장마비나 호흡마비, 혼수상태 등에서의 영적인 체험이 그것이다.

 최근에 의학 기술이 고도로 발달함에 따라 죽음의 문턱에서 삶을 얻은 사람의 수가 늘어가고 또한 임사체험자들도 많이 보고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18%가 극적으로 살아난 사람이고 이들 중 1/3가량이 임사체험을 했다고 연구자들은 말한다. 1982년의 한 조사에서는 20명에 한명 꼴인 미국 성인 800만명이 임사체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사체험자들이 모두 똑같은 체험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대략 분류해 보면 빛의 터널 체험, 평화로운 초원, 흰 옷을 입은 절대적 존재와의 만남, 유체이탈 체험, 자기 인생의 회고, 강물의 이미지, 죽은 조상이나 친구들의 목격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대부분이 이러한 체험들 중의 한두가지만 경험하게 되며 모두를 경험하는 사람은 드물다.

(출처 : epochtimes.co.kr)

 1975년 레이몬드 무디(Raymond Moody)는 "삶, 그 이후의 삶(Life After Life)"이라는 책을 펴냈다. 무디는 미국의 정신과 의사로 사망선고를 받고 극적으로 살아난 150명의 체험을 수집했다. 무디는 모든 임사체험에는 비슷한 요소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비슷한 시기에 정신과 여의사인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Elizabeth Kübler-Ross)는 죽음을 앞둔 사람들을 연구해서 "죽음의 5단계"라는 이론을 발표했으며, 결국 무디와 비슷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 후 다수의 정신과 의사들과 신경과학자들이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탐구하기 시작했다. 무디의 저서에 영감을 받은 심리학자 케네스 링은 사고, 질병 또는 자살기도로 인해 죽음에 가까이 갔던 102명을 면담하고 임사체험에서 5가지 요소가 거의 같은 순서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음을 알아냈다. 1980년 링이 발표한 임사체험의 5단계는 평화로운 감정(67%) - 유체이탈 경험(37%) - 터널로 들어가는 이미지(23%) - 매우 밝은 빛의 발견(16%) - 빛을 향해 들어가는 단계(10%)로 나누어진다. 각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아갈수록 그 전단계에 비해 보고되는 빈도가 적게 나타났다.

 임사체험에서 주목할 점은 그러한 체험의 성격이 무엇이든지 그것은 체험자의 삶을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긍정적으로 말이다. 알콜 중독자는 더 이상 술을 마시지 않으며 범죄자는 남을 돕는 삶을 선택한다. 무신론자들은 종교에 대해 개방적인 생각을 가지게 된다. 일부 사람들은 임사체험 후 초능력이 생겼다고 하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

 버지니아 의과대학의 브루스 그레이슨(Bruce Greyson)은 체험자들이 삶의 영적인 부분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고 소유나 권력같은 것들에는 별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국제 임사체험 연구협회(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Near-Death Studies)의 명예회장인 낸시 에반스 부시(Nancy Evans Bush)는 임사체험이 묵시적인 성격을 지니며 그 체험자들은 절대자의 존재를 믿는 것이 아니라 그 존재를 안다, 목격했다고 주장한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통제된 관찰을 통해 더욱 확실한 결과를 얻기 위해 몇몇 연구가들이 임사체험 뒤에 알려져 있지 않은 원인을 찾아 생리학적 접근을 시도하였다. 신경과학자인 마미클 퍼싱거(Michael Persinger)는 터널 체험과 환한 빛의 이미지 등을 인공적으로 유도해 냈다. 그는 이러한 감각을 대뇌의 오른쪽 측두엽을 약한 전자기장으로 자극함으로써 일으킬 수 있다고 확인하였다.

 영국의 칼 잔센(Karl Jansen) 박사는 강력한 신경전달 물질인 케타민(Ketamin)으로 임사체험을 재현해냈다. 케타민은 마취제로 쓰이며 환각제의 일종이다. 잔센 박사에 의하면  임사체험의 특징적인 체험들은 대부분 케타민을 이용해 재현할 수 있다고 한다.

 미 국립 보건원의 다니엘 알콘(Daniel Alkon)은 뇌의 산소 결핍증이 임사체험의 원인이라고 주장하였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 몸은 자신의 죽음이 확실한 것으로 나타나면 스스로 기능을 정지하고 활동의 마지막 단계로서 마치 죽은 것처럼 흉내낸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죽어가는가(How We Die)"라는 책을 저술한 쉐린 누랜드(Sherwin Nuland)는 임사체험이 엔돌핀에 의한 환각이라고 주장한다. 사람이 극심한 신체적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통증과 공포를 줄이기 위해 엔돌핀이 뇌 속에서 분비된다. 즉, 임사체험이 마임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외부의 공포로부터 스스로를 구해내는 작용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국내의 한 학자는 임사체험이 모태회귀 현상이라고 정리했다. 사는 것이 힘들다고 생각되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가장 편안하고 안전한 곳으로 가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는 인간이 태아일 때의 상태로 어머니 뱃속에 있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임사체험자들이 본 물의 이미지는 양수이고, 빛과 터널은 세상으로 나올 때 지나온 산도(産道)와 같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의주의자들은 임사체험이 단순한 환각이라고 평가한다. 무엇보다도 신체적 건강상 문제가 없는 경우에도 임사체험과 같은 경험을 하게 되는 사람들의 사례는 임사체험이 단순히 뇌내 현상설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이나 서양에서는 임사체험의 절대적인 존재로 예수로 등장하는데 반해 일본에서는 부처님이 주로 등장을 하며 인도에서는 야무라지(죽음의 세계를 지배하는 왕)가 목격되기도 한다. 이는 종교 문화적인 관점에 따라 다른 체험이 일어나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회의주의자들은 이를 간과하지 않는다.

 과연 임사체험이란 죽음 저편의 세상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현실인가, 아나면 단순한 뇌 기능의 장애로 생기는 병리학적 환상인가? 지금으로서는, 아니 영원히 그 부분에 대해서 확실한 증거를 제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임사체험의 존재와 그로 인한 극적인 변화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임사체험은 어떤 의미에서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위안이 될 수 있다. 죽어갈 때 발생되는 그러한 체험으로 고통이나 두려움없이 평화롭게 생의 종말을 맞이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축복이 될 것이다.


참고 자료 : 임사체험<상, 하>(2003년, 다치바나 다카시 저, 윤대석 역, 청어람미디어)

http://www.rathinker.co.kr/skeptic/nde.html

그 외 다수 인터넷 관련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