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건축물

기울어져 유명한 피사의 사탑

제이스톤 2018. 3. 7. 14:13

기울어져 유명한 피사의 사탑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 피사. 그 곳에 기울어져 세워진 탑 하나가 있다. 일명 피사의 사탑으로 불리는 두오모 성당의 종탑이 바로 그것이다. 사라센 제국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성당의 사탑은 건축적으로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8층 건물로서, 높이 55.8m, 지름 16m의 흰 대리석으로 마감된 원형의 탑이다. 탑 내부에는 294개의 나선형 계단을 통해 맨 위층에 오르면 서로 다른 음을 갖는 7개의 종이 위치하고 있다.

 1174년 보난노 피사노가 시작한 건립공사는 처음에는 현재의 2배 가량인 110m로 계획되었으나 공사가 시작되어 3층이 완성될 무렵 약한 지반 때문에 도중에 탑이 기울기 시작하여 계획을 수정하였다. 그 후 몇 번이나 공사를 중단하면서 수학자와 건축가를 동원해 연구한 결과 그대로 쌓기로 결정하고 공사를 강행하였다. 1350년에 지오반니 시모네에 의해 완공된 탑은 매년 1mm씩 남쪽으로 기울어져 오늘날에는 수직에서 10도 가량 내려가 탑의 높이가 1m정도의 차이를 보이면 수직선상에서 5.2m나 기울어져 있다.

 1990년에는 폐쇄되어 내부 관람이 금지되기도 하였는데 기울어짐을 막기 위한 기상천외한 방법들이 제시되었다. 기초를 강철 케이블로 묶고 콘크리트로 기초를 보강하여 반대편 지반에 무거운 납덩어리를 적재하였다. 이를 놓고 탑의 기울어짐과 파손이 심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낳았으나 놀랍게도 1년도 채 안 되어 5mm를 올리는데 성공하기도 하였다.

 기우뚱하게 서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로 꼽히기도 하는 이 탑은 700여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쓰러지지 않고 있다. 몇 년 전 하루에 탑이 무려 17mm나 기울자 이탈리아의 한 과학자는 탑이 신의 뜻에 따라 기울고 있으며, 이는 지구의 종말을 암시하는 시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중국의 한 교수는 중국 내에서 80여개의 기운 건축물을 세운 자신의 경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피사의 사탑을 똑바로 세우겠다며 이탈리아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피사의 사탑이 쓰러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질량 중심의 위치는 안정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데 물체의 형태와는 상관없이 물체의 질량 중심에서 연직선을 그었을 때 연직선이 물체의 내부 바닥 위에 있으면 물체는 안정된 평형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피사의 사탑은 무게중심이 바닥 내부에 있기 때문에 수세기 동안 쓰러지지 않은 것이라 한다. 물체가 기우는 것을 막으려면 물체의 바닥이 넓고 무게중심이 낮도록 설계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많은 이탈리아인들은 사탑의 붕괴를 염려하면서도 똑바로 서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한다. 피사의 사탑이 언제까지나 기울어진 모습으로 쓰러지지 않고 남아 있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