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건축물

브라질 리우의 예수상(그리스도상)

제이스톤 2018. 4. 27. 15:09

브라질 리우의 예수상(Cristo Redentor do Rio de Janeiro)

 리우데자네이루 시 코파카바나 해변 맞은편 코르코바두 언덕 정상에 예수상이 세워져 있다. 하얀 신부 복장을 하고 손바닥을 가볍게 드러낸 채 두 팔을 벌리고 아래를 굽어보고 있는 이 상은 구세주 예수의 이미지를 제대로 표현하였다. 근엄하면서도 온화한 모습이다.

 예수상의 높이는 32m, 일자로 벌린 양 팔의 길이는 28m, 무게가 무려 1,145톤에 이른다. 왼손은 마라카낭 스타디움이 있는 리우의 북쪽을, 오른손은 카파카바나 해안과 이파네마 해안이 있는 남쪽을 가리키고 있다.

(리우의 예수상 - 출처 : Pixabay)

 예수상이 있는 코르코바두(Corcovado) 언덕은 해발 710m에 이르는데 그곳으로 오르는 케이블식 산악열차가 있어 쉽게 오를 수 있다. 산악열차에서 내려 200여개의 계단을 밟으면 언덕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석상을 가운데 둔 그곳은 8각형 광장으로 그리 넓지는 않다.

 예수상이 세계 신 7대 불가사의에 선정되고 논란이 일었다. 다른 후보들은 생긴지 최소한 1천년이 넘는데 이 예수상은 100년도 되지 않은 근현대 작품이다. 그리고 유일하게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 아니다. 전문가 집단이 비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번째 이유는 조각 작품이라 독특한 건축 양식으로 만들어진 것도 아니었다. 신7대불가사의 재단이 선정기준으로 제시한 기준에 미달하는 셈이다.

 바티칸 당국은 21개 최종 후보 가운데 기독교 관련 건축물이나 문화유산이 많지 않은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고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은 후보 명단에 든 예수상 앞에서 투표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후보에 오른 유일한 기독교 관련 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종교의 힘을 빌었다고 보여지는 대목이다.

 세계 3대 미항의 하나인 리우데자네이루는 1502년 포르투갈 항해사가 발견해 서방세계에 알려졌다. 리우데자네이루란 지명은 포르투갈어로 ‘1월의 강’이란 뜻이다. 포르투갈의 항해자들이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가 1월이었고 대서양과 좁은 입구로 연결되어 있는 과나바라 만을 강으로 착각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리우데자네이루 전경 - 출처 : Pixabay)

 과나바라 만을 끼고 형성된 리우데자네이루는 좁은 천혜의 항구 조건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내륙의 미나스 제라이스에서 발견된 금광과 가까워 번성할 수 있었다. 1822년 브라질 왕국이 세워지자 리우데자네이루는 브라질의 수도가 되었다. 1960년 계획도시인 브라질리아로 수도가 옮겨지기 전까지 브라질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였다. 지금도 여전히 세계적인 관광, 휴양지로 사랑받고 있다.

 예수상을 건립하려는 아이디어는 1850년대부터 제기되어 왔다. 주창자는 페드로 보스 신부로, 그는 포르투갈의 이사벨 왕녀에게 재정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1889년 브라질이 왕국에서 공화국으로 되면서 정교분리가 이루어져 이 일은 성사되지 못했다. 1921년 시의 랜드마크 차원에서 건립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었을 때에야 정부와 국민들의 동의를 얻어 건립을 추진하게 되었다. 1926년 공사가 시작되어 5년 후인 1931년 10월 12일 오후 7시, 예수상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브라질의 독립 100주년 기념작으로도 손색이 없었다.

 공사 책임은 브라질 엔지니어인 다 실바 코스타(Da Silva Costa)가 맡았다. 그는 폴란드 출신의 프랑스 조각가 폴 란도프스키에게 상의 제작을 의뢰했다. 란도프스키는 스위스 제네바의 칼뱅 종교개혁기념비를 조각한 종교 전문 조각가다. 아르 데코 양식으로 제작된 조각의 몸체는 시멘트로 만들고 겉면에는 녹색 활석을 부착하여 해가 진 후에도 어둠 속에서 신비한 빛을 발하게 했다.

 예수상 내부에는 리우의 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2003년 완공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까지 오를 수 있다. 아래 기단 부분에는 2006년 10월, 예수상 제작 75주년을 맞이하여 봉헌된 예배당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누구나 세례를 받거나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고 한다.


참고자료 : 세계 신 7대 불가사의(2007년, 권삼윤 저, 학고재, p238-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