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신비

배션섬의 자전거를 삼킨 나무

제이스톤 2019. 4. 16. 21:00

배션섬의 자전거를 삼킨 나무(Vashon island bike tree)

 미국 워싱턴 주에 있는 외딴 섬인 배션 섬(Vashon Island)에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합니다. 뜻밖에도 그 이유는 한 나무를 보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자전거를 삼킨 나무라고 부릅니다.

자전거 나무(출처 : vashonislandblog.com)

 높이 3m의 평범한 전나무에는 놀랍게도 빨간 자전거가 들어가 1.8m 위치에 매달려 있습니다. 마치 나무 안으로 빨려 들어간 것처럼 보이는데 자전거는 두개의 바퀴만 나무기둥 밖으로 돌출되어 있습니다. 오랜 시간 노출되어 있었던 것 같이 거미줄이 있고 녹이 쓸어 있습니다.

 나무를 처음 본 사람들은 이런 나무가 자연스럽게 생겨났다는 사실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교통이 불편한 배션 섬에서 관광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일부러 만든 것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2009년 한 노인이 자신이 자전거의 주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헬렌이라는 이름의 여성은 50년 전 자전거를 분실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녀에 따르면 당시 자전거를 갖고 싶어하는 아이를 위해 선물로 산 것이라고 하는데 그 후 자전거를 잃어버렸고 오랫동안 그 사실을 잊고 지내다가 얼마전 신문에서 자전거 사진을 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그 나무에 자전거를 세워놓고서는 잃어버린줄 착각했고 그 나무가 자전거를 흡수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녀가 지금까지도 계속 배션 섬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오래전부터 유명했던 이 나무를 몰랐을리 없다며 거짓말이라고 여기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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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에 우연히 이 나무에 알게 된 기자 에릭 존슨은 나무의 진실을 밝혀보기로 했습니다. 그는 일단 자전거 판매점을 찾아 나섰고 수소문 끝에 이 자전거를 판매한 상인과 자전거의 마지막 주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는 시애틀에 살고 있던 돈 푸즈라는 노인으로 1954년 화재 사고로 아버지를 잃게 되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돈의 가족들을 위해 여러 물품을 기부했고, 이 때 돈에게 기증된 것이 바로 이 자전거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자전거는 여아용이었고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은 그는 울컥하는 마음에 자전거를 나무 옆에 버려두고 집으로 돌아갔다는 것입니다. 주민의 성의를 무시한 것 같아 늘 미안했다는 그는 버려진 자전거를 나무가 대신해서 품어준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물의 일부분이 나무에 들어가는 것은 드문 일입니다. 그렇지만 또 전혀 없는 현상은 아니라고 합니다. 나무가 30년 이상 특정 사물과 접촉하는 경우 자신의 일부라고 생각하며 받아들이는 현상이 있다고 합니다.

 배션섬의 자전거가 유명세를 타면서 누군가 앞 바퀴를 훔쳐가는 일이 발생했고, 현재는 이를 복원한 앞바퀴가 달려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