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신비

공포의 괴물, 섀기(Shaggy)

제이스톤 2018. 2. 25. 11:44

공포의 괴물, 섀기(Shaggy)

 1990년 9월, 헤저 보위는 18살이 되는 생일 저녁을 친구인 제리의 집에서 함께 보내고 난 뒤, 제리가 운전하는 차로 집을 향해 안개 짙은 길을 달리고 있었다. 미국 위스콘신 주의 남부에 있는 울프 군에는 엘크혼과 드 라반이라는 마을이 있다. 이 두 도시를 잇는 길이 브레이 도로인데 두 사람은 그 길을 달리고 있었다. 시간은 어느덧 자정에 가까워졌다. 엘크혼까지 헤저를 데려다 주어야 하는 제리는 짙은 안개 때문에 애를 먹어 가면서도 주의깊게 핸들을 잡고 있었다.

 이윽고 엘크혼에도 가까워지고 안개도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다. 그 때, 전조등 앞 쪽 길 옆 숲 속에서 나오는 검은 물체가 눈에 들어왔다. 늦은 시각에 숲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야생 동물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제리는 속도를 늦추어 그 물체에 다가갔다.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물체가 검고 긴 털에 싸인 개와 비슷한 동물일 거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개로 보기에는 너무나 큰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동물과의 거리가 가까워졌을 때, 네 발로 걷고 있던 그 동물이 천천히 몸을 일으켜 길 한복판에 버티고 서는 것이 보였다. 놀랍게도 그것은 키가 2m가 넘는 괴물이었고 전조등에 반사된 눈은 붉은 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출처 : cryptidz.wikia.com)

 제리는 그대로 가속 페달을 밟아 괴물을 받아 버릴까 생각했지만, 한순간 주저하는 마음이 생겨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세웠다. 전조등의 밝은 빛 속에 떠오른 괴물은 두 사람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뾰족한 귀에 붉게 빛나는 두 눈은 기분 나쁘게 치켜 올라가 있었고 귀밑까지 찢어져 있는 입에서는 송곳니 같은 것이 튀어나와 있었다. 개라고도 늑대라고도 할 수 없는 험상궂은 얼굴을 한 괴물은 두 사람을 한참동안 노려보고 있다가 갑자기 몸을 돌려 조용해 숲 속으로 들어갔다. 그 순간 제리는 힘껏 가속 페달을 밟아 그 곳을 떠났다. 그 날 밤 그는 헤저의 집에서 잤고, 다음날 해가 높이 솟은 다음에야 간신이 집으로 돌아갔다.

 1991년 10월 31일 밤, 엘크혼에 살고 있는 도리스 킵슨은 마찬가지로 안개가 짙게 낀 브레이 도로를 달리고 있다가 괴물과 마주치게 되었다. 놀라서 달아나려고 하는 차 뒤 트렁크 위로 괴물이 올라 타려는 것을 그녀는 간신히 흔들어 떨어뜨린 다음 허겁지겁 달아나 집으로 돌아온 사건이었다.

 이 브레이 도로에서는 훨씬 이전부터도 무서운 괴물이 출몰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었으며, 실제로 목격을 했다는 사람들도 몇 명 있었다. 그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괴물의 키는 2m가 넘고 검은 털로 온 몸이 싸여 있으며, 똑바로 서서 걷기도 하고, 때로는 네발로 질주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머리는 개나 늑대와 비슷하며, 몸통은 빅풋을 연상시킨다. 이 괴물을 사람들은 섀기(Shaggy)라고 부르면서 무서워해 왔다.

 1992년 8월과 10월, 11월에 걸쳐 늑대나 코요테를 크게 키워 놓은 것 같은 기괴한 짐승을 목격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 괴물은 두 다리로 곧게 서서 걷는가 하면, 갑자기 네 다리로 질주하기도 하는 섀기와 같은 특징을 갖추고 있었다. 미국 최대의 미지 생물(UMA, Unidentified Mysterious Animal)이라고 하면 빅풋인데 이 섀기의 특징은 분명히 그것과는 다른 것이었다.

1936년 6월, 당시 국립 공원 경비대원이던 마크 새클먼은 야간 순찰 도중에 미국의 원주민인 치페와 족의 오래된 무덤을 파헤치고 있는 괴물을 만난 적이 있다. 그가 그 괴물에 대한 삽화를 그려 놓은 것이 있는데 그 모습이 섀기와 흡사했다. 치페와 족은 위스콘신 주의 원주민 인디언 부족인데 그들 사이에는 '윈디고(Windigo)'라고 하는 괴물에 관한 전설이 있다. 이 윈디고는 원래 사냥꾼이었는데 길을 잃고 헤매던 중 배고픔에 못 이겨 사람을 잡아 먹은 뒤에 저주를 받아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이 되었다는 전설의 괴수로서, 깊은 숲 속에서 살면서 먹이가 될 사람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는 것이다. 또 두 다리로 걸어 다니는 거대한 괴수로서 40cm에 가까운 발자국을 남기고 다닌다고 전해진다. 또 가족이 함께 사는데 때로 치페와 족과 이종번식을 한다고도 전해지고 있다.

 이런 얘기를 미리 알고 있는 사람들은 섀기가 현대에 되살아난 전설의 윈디고라고 말한다. 섀기의 정체가 무엇인지 아직 확실한 것은 없으며 그 정체를 해명하기에는 아직 정보가 너무나 부족하다. 섀기를 목격했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도는 지점인 브레이 도로에서 약 20km쯤 더 가면 광대한 원시림이 펼쳐져 있다. 그곳에는 빙하가 만들어 놓은 언덕과 골짜기가 있으며, 게다가 숲은 전혀 사람들이 들어가 본 적이 없어서 원시 그대로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빅풋 전문 연구가인 존 그린은 "저 원시림이야말로 섀기가 사는 장소로는 안성맞춤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섀기는 그 원시림에서 나온 UMA인 것은 아닐까?


자료 출처 : UFO와 초자연 X파일(1998년, 나미키 신이치로 저, 김경진,안홍균 역, 창해, 172-1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