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신비

저지 데블(Jersey Devil)

제이스톤 2018. 2. 25. 11:47

저지 데블(Jersey Devil)

 존 어윈은 화물 탑재 관리사로서 공군에 근무하고 있었고 여름철에는 국립공원 경비대원의 일도 하고 있었다. 1993년 12월 중순의 어느 날이었다. 그는 여자 친구의 집에서 자신의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는 총면적이 500km2에 달하는 뉴 저지(New Jersey) 주에서 가장 큰 규모인 워튼 삼림지대를 가로지르는 길을 달리고 있었다. 밤이 깊어 오가는 차도 없었다.

 이 숲 속에는 '파인 배런즈'라는 곳이 있는데 미국 원주민 레오나페 족 사람들은 '몹쓸 정령이 살고 있는 곳'이라고 해 결코 가까이 가지 않는 금단의 땅이기도 하다. 물론 어윈도 그것을 알고 있었지만 흔히 있는 전설이나 소문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이윽고 차는 숲 속에 구불구불 나 있는 어둡고 좁은 길을 달리고 있었다. 길 옆으로 무리카 개울이 흐르고 있었는데 이는 숲 중간 지점임을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그 때, 차의 숲 속에 있는 물체가 그의 눈에 들어 왔다. 그리고 숲 속에서 커다란 검은 것이 길바닥으로 나타났다. 공원 경비대원으로 순찰 경험이 있던 그는 순간적으로 사슴인 줄 알고 차의 속도를 늦추었다. 그런데 차가 가까이 다가가도 그 생물은 움직일 기색이 없었다. 결국 어윈은 그 짐승 바로 앞에 멈추어 서서 전조등 불빛에 떠오른 물체를 응시했다. 그것은 사슴이 아니었다. 난생 처음 보는 생물이었다. 그는 순간 당황했다. 몸길이는 약 1.8m정도에 사람처럼 서서 걷고 있었다. 털의 색깔은 검고 물에 젖은 듯 헝클어져 있었다.

 그 괴물과 운전석의 거리는 불과 몇 m도 되지 않았다. 괴물은 머리를 운전석 쪽으로 돌리더니 유리창 너머로 그를 응시하는 것이었다. 어윈은 공포에 질렸다. 그 괴물의 두 눈은 새빨갛게 빛나고 있었던 것이다. 두 눈은 미움이나 원망으로 가득 찬 듯 했다. 그 순간 괴물이 어슬렁대며 길을 건너가 버렸다. 그 움직임은 부자연스러웠으며 마치 로봇같은 움직임이었다. 존은 곧바로 국립 공원 경비대의 사무실에 들러 자신의 체험을 보고서로 작성하고 괴물에 대한 스케치도 첨부하여 보관해 두었다.

 존 어윈이 괴물을 목격했다는 뉴스는 단숨에 퍼져 나갔다. 그의 체험담을 들은 그 곳의 노인들은 오래된 전설을 되새기면서 무서워했다. 그가 괴물을 만난 것은 이 곳의 악마의 전설을 부활시킨 것이었다. 바로 "저지 데블(Jersey Devil)"이라는 괴물이다. 이 저지 데블이 맨 처음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735년의 일이었다고 한다.

 당시 파인 배런즈에 살고 있던 리드 부인은 허리케인이 한창일 때, 젖먹이를 안은 채 이웃의 아낙네들과 마술놀이를 하면서 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리드 부인이 안고 있던 젖먹이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금세 몸이 뻥튀기를 하는 것처럼 커지기 시작하더니, 얼굴이 말처럼 변하고 발에는 굽이 생기고 어깨와 등에 박쥐의 것과 비슷한 날개가 돋아난 것이다. 괴물로 변해 버린 젖먹이는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을 걸신들린 것처럼 뜯어 먹고 나서 괴상한 소리를 지르더니 굵다란 꼬리를 꿈틀거리면서 날개를 펄럭이며 밤하늘로 날아가 버렸다고 전해진다.

 또 하나의 전설이 있는데 1734년 이 곳에서 12명의 자식을 낳아 키우던 슈라우드라는 부인이 있었는데 그녀는 항상 내가 13번째 아기를 낳는다면 악마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다녔다고 한다. 실제로 그녀는 13번째 아이를 출산했으나 아이는 이상한 날개와 꼬리, 뿔을 지니고 태어났다고 한다. 슈라우드 부인은 그 아이를 숲 속에 내던져 버렸고 매일 밤 그녀는 집 밖에서 나는 이상한 비명 소리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밤에 다니면 하늘을 날아다니는 악마를 볼 수 있다며 밖으로 나가기를 꺼렸고, 결국 슈라우드 부인을 저주하여 그녀를 마을에서 내쫓았다고 한다.

 어느 전설이 진실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 저지 데블이 유명해지고 과장된 이야기들도 많이 있을 것이고, 지어낸 얘기들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진실에 대한 판단은 글을 읽는 개인들이 판단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뉴 저지를 연고로 하는 아이스하키팀 뉴 저지 데블즈-홈페이지 캡처)

 처음 그 괴물이 나타나고 몇 년 동안, 파인 배런즈 일대에 가끔씩 괴물이 나타나 사람들을 공포에 질리게 만들었고 그 와중에 그 괴물을 '저지 데블'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1740년대에는 이 곳에 신부님이 찾아와 악령 추방 기도를 했는데, 그 덕분인지 이후 얼마간은 그 괴물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저지 데블이 본격적으로 신문에 등장하면서 세상에 알려진 것은 1800년대가 되면서 이다. 1859년에는 가축을 습격하는 등의 만행을 저질렀다. 그리고 1909년 1월, 뉴 저지 주를 중심으로 이 악마가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잇달아서 인접한 펜실베니아, 델라웨어, 메릴랜드 주 뿐만 아니라 캘리포니아, 심지어는 캐나다를 포함한 각 주의 약 30개 이상의 도시와 마을에서 저지 데블이 목격되었다. 그러나 1월 23일을 기점으로 주민들을 공포에 몰아 넣었던 괴물은 나타나지 않았다.

 저지 데블이 다시 나타난 것은 2차 세계 대전 이후의 일이다. 1951년 11월 22일, 뉴 저지 주의 깁스 타운에 사는 소년들은 키가 2m나 되는 반인반수의 괴물을 목격하였고, 공포에 휩싸인 마을 주민들의 요청으로 깁스 타운 경찰서의 루이스 실베스트로 경감이 현장으로 파견되기에 이르렀다.

 1966년에는 무리카 개울가의 스티븐 실커티의 농장에서 31마리의 오리와 3마리의 거위, 고양이 4마리, 개 2마리가 참살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가운데 개 1마리는 체중이 9kg이나 나가는 독일산 셰퍼드였는데 그것이 단 한 점의 고깃덩어리로 변해 있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목격되어 온 저지 데블의 정체는 무엇인가? 사회적 지위와 책임을 가진 사람들도 이 괴이한 짐승을 보고 심한 공포감을 느꼈다고 한다. 이는 기존의 생물학 범위를 벗어난 어떤 미지의 생물체가 있다는 증거로 볼 수도 있다. 필라델피아의 사이언스 스쿨 베이트코프 교수는 저지 데블의 정체가 쥐라기에 살았던 펠레오사우루스(들소와 말의 중간종)가 아닐까 추측하고 있으며 스미소니언 연구소의 생물학 전문가는 지하 동굴에서 살아 남은 고대의 익수룡일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미국 메인 주에 사는 초자연 현상 연구가인 로레인 콜먼은 존 어윈을 만나 사건을 조사했다. 그는 어윈이 그린 괴물의 스케치가 오스트레일리아에 서식하고 있다는 미지의 생물체 '반이프'와 유사하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저지 데블이 미지생물(UMA, Unidentified Mysterious Animal) 혹은 이상생명체(ABE, Anomalous Biological Entities)의 일종인 것만은 확실하다. 적어도 그 괴물이 상상이나 착각에 의한 산물이 아니라면...


참고 자료 : UFO와 초자연 X파일(1998년, 나미키 신이치로 저, 김경진,안홍균 역, 창해, 177-183)

http://www.ddan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