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미스터리

빅 뱅(Big Bang) 이론

제이스톤 2018. 2. 25. 23:48

빅 뱅(Big Bang) 이론

 우주가 태초에 대폭발로 시작되었다는 이론이다. 1920년대 A. 프리드만과 A.G. 르메트르가 제안하였으며 1940년대 러시아 출신의 미국학자 조지 가모프(George Gamow)에 의해서 체계화되었다. 약 150~200억 년 전에 1016K이상의 초고온과 1016g/㎤ 이상의 초고밀도의 원초물질이 폭발하여 현재의 우주가 만들어진 것이라는 이론이다. 대폭발 전의 크기가 0이고 밀도와 온도가 거의 무한대인 상태를 특이점(特異點)이라고 한다. 특이점의 대폭발로 생긴 원시우주는 폭발 후 짧은 시간동안 급격히 팽창하면서 온도와 밀도가 빠르게 떨어졌다. 그 후 백만 년 동안 우주에서는 각종 소립자들이 만들어졌고, 우주의 온도가 떨어지면서 양성자와 전자가 결합하여 수소원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빅뱅 이론은 외부은하의 적색편이 현상과 우주배경복사에 근거한다. 1929년 미국의 H. 허블은 외부은하의 스펙트럼에 나타난 적색편이**로부터 외부은하들이 우리 은하계로부터 빠른 속도로 후퇴하고 후퇴 속도는 외부은하까지의 거리에 비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리고 거리가 100만 pc(파섹) 증가할 때마다 은하의 후퇴속도가 50~100km/s씩 증가하는 것을 알아냈다. 이는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가모프는 만약 우주가 먼 과거에 뜨겁고 밀집된 상태로 시작되었다면 폭발로 인한 복사(마이크로파, 빛)의 일부가 오늘날에도 우주 저편 어딘가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1965년 벨 연구소의 A. 펜지아스와 R. 윌슨이 고감도 전파망원경에 생기는 전파잡음의 원인을 연구하던 중에 이 복사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 열적 복사의 온도는 2.7K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 후 이 현상은 우주배경복사라 불리게 되었고 펜지아스와 윌슨은 1978년 이 발견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우주배경복사는 이후로도 많은 관측이 이루어졌다. 1989년 미항공우주국(NASA)에서는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하기 위해 코비(COBE)위성을 발사했는데 우주배경복사의 전체적인 스펙트럼을 온전하게 측정하는 성공을 거두었다. 자연에서 보아오던 매우 완벽한 스펙트럼이었고 우주가 처음에 현재보다 수십만 도나 더 뜨거웠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1992년, 코비위성은 하늘의 구조에 대해 놀랄 만한 사실을 알려주었다. 우주는 모든 방향에서 1천분의 1이상의 정확도로 같은 비율로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우주의 팽창은 등방적이라는 것인데 이는 폭발 우주론의 놀랄 만한 사실이나 한편으로는 문제점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우주배경복사의 발견으로 인해 빅뱅 이론에 대한 진지한 연구가 시작되었고 지금은 거의 정설로 굳어졌다. 그러나 빅뱅 이론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대폭발의 원초물질은 어디에서 왔으며 그 폭발의 원동력은 무엇인지 밝혀낼 수가 없다. 또한 빅뱅 이론에 의하면 중성자와 양성자의 반응으로 중수소가 생성되고 중수소와 중수소의 반응으로 헬륨이 생성된다. 그런데 헬륨은 불활성 원소이어서 핵반응이 급격히 멈추게 된다. 따라서 리듐, 베릴륨, 붕소 등 가벼운 원소들이 미량 생길 뿐 무거운 원소들의 생성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우주배경복사 현상을 설명하는 여러 다른 이론들이 존재하고 있어서 빅뱅 이론의 근거로 적용할 수 있는가는 확실하지 않다.

 이러한 빅뱅 이론의 문제점으로 인해 새로운 이론이 등장했다. 1981년 미국의 A. 구스(Guth)가 제안한 인플레이션(Inflation) 우주론이 그것이다. 태초에 우주는 에너지만으로 가득 차 있었고 거품같은 형태의 에너지가 대폭발을 일으켰다는 것이 이 이론의 핵심이다. 우주가 처음에는 천천히 커지다가 인플레이션이 일어나 갑자기 커진 후 다시 느린 팽창 속도로 돌아갔다고 설명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이론에 따르면 유일한 힘이었던 초강력이 자연계의 기본적인 네가지 힘(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으로 쪼개지면서 인플레이션의 동력을 제공하였다고 한다. 이 과정은 창조의 특이점이 형성된 직후 10 -34초가 경과할 때마다 두 배의 크기로 불어났다는 것이다. 예사롭게 들릴지 모르겠으나 이는 10-33초 후에는 우주가 처음 크기의 210배가 됨을 의미한다.

 인플레이션은 우주 초기에 우주가 극히 작은 세계였을 때 발생해서 우주를 오늘날과 같은 형태로 만들어 놓았다. 즉 당시 우주는 아주 작고 균일한 상태여서 어떠한 불규칙성도 끼어 들 여지가 없었다. 이 때 인플레이션을 거쳐 오늘날의 우주가 되었기에 오늘날의 우주는 균일성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공간을 통해 움직이는 어떤 물체도 빛의 속도를 능가할 수 없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때 공간의 팽창속도는 빛의 속도를 능가한다. 우주의 팽창이란 공간 그 자체가 뻗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 물질과 마찬가지로 공간이란 우주의 탄생과 더불어 생겨난 것이고 지금까지 쉼없이 팽창해 오고 있다.

 인플레이션 이론은 빅뱅 이론을 보완하는 이론일 뿐이다. 아직도 우주의 탄생에 대한 가장 명확한 이론은 빅뱅 이론이다. 언젠가 새로운 이론이 등장할지도 모른다. 이 우주를 좀 더 완벽하게 설명해 낼 수 있는 이론을 기대해 본다.

** 빛의 에너지가 크면 파장은 짧아지고 청색 이동(편이)을 나타낸다. 반면에 빛의 에너지가 작아지면 파장은 길어지고 적색 이동을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