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미스터리

화성생명체의 증거인가, 앨런힐스 운석(ALH84001)

제이스톤 2018. 2. 25. 23:51

화성생명체의 증거인가, 앨런힐스 운석(ALH84001)

 1984년 남극 대륙 앨런힐스에서는 화성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1.9kg짜리 운석이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연구진들에 의해 발견되었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과학자들은 1993년부터 2년동안 이 운석을 새로 개발된 레이저 질량분석법으로 면밀히 분석한 결과 운석 가운데서 풍부한 다환식방향족탄화수소군(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PAHs)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 운석에서는 PAHs와 더불어 탄산염알갱이와 자철광(Fe3O4), 황화철(FeS) 등이 발견되었다. 이 가운데 PAHs가 바로 화성 생명체 존재의 간접증거라는 것이 NASA의 의견이었다. 생명의 기본물질이라 불리는 단백질이나 핵산 등도 아닌 PAHs가 어떻게 생명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것일까?

 다환식방향족탄화수소를 용어 그대로 풀이해보면 탄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6각형이 고리모양을 이루면서 서로 연결돼 있다는 뜻이다. 탄소와 수소가 결합돼 6각형 구조를 이루면 방향족(芳香族) 원소가 된다. 벤젠이나 나프탈렌이 바로 방향족탄화수소다. PAHs는 석탄이나 석유 등 화석연료가 연소할 때 생성된다. 또한 유기물질이 산소가 모자라는 상태에서 불완전연소를 할 때에도 만들어진다. 즉, 자연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질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PAHs는 박테리아처럼 매우 간단한 유기체가 오랜 시간에 걸쳐 분해되는 과정에서도 생성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동식물이 화석화되면 석탄이나 석유가 되듯이 미생물이 화석화되는 과정에서 남는 물질이 바로 PAHs이다. 이 물질이 생명체 존재의 증거로 등장하게 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NASA의 과학자들은 매우 해상도가 높은 전자현미경을 사용해 이 물질이 유기체의 화석인지 아니면 자연계의 평범한 물질인지를 정밀검사했다. PAHs의 모양이 분명하지는 않지만 35억년 전 지구 박테리아의 모습과 유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크기가 원시 지구박테리아 크기의 1/100이라는 것이 다른 점이었다.

 이 물질이 생명체의 화석이라면 최소한 세포벽같은 세포기관의 흔적이 발견되었어야 한다. 박테리아와 같은 미생물만 하더라도 핵산과 단백질을 갖춘 단세포 생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이것이 생명체의 흔적이 될 수 있느냐에 대해 논란이 많다.

 그렇다면 앨런힐스 운석을 화성에서 온 것이라고 단정짓는 이유는 무엇일까? NASA의 발표대로라면 앨런힐스 운석은 지금으로부터 1600만년전 소행성이 화성과 충돌하면서 떨어져 나와 태양계를 방황하다가 13000년 전 지구의 인력에 끌려들어온 것이다. 1976년 바이킹 호는 화성에 착륙해 토양샘플을 채취, 분석한 적이 있다. 이 때 성분 분석결과와 앨런힐스 운석의 조성비가 비슷하기 때문에 화성에서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현재까지 지구상에서 발견된 화성 운석은 12개 정도라고 한다.

 앨런힐스 운석이 화성에서 온 것이라 하더라도 운석 속의 PAHs가 화성에서 생성된 것인지 아니면 지구에서 오염된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NASA는 운석의 겉이 아니라 중심부에 PAHs가 풍부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화성에서 생성된 것이 분명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분야의 전문가들은 원시 박테리아와 같은 생명체의 화석이라면 몰라도 PAHs만으로는 화성생명체의 증거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생명체의 기본은 단백질과 핵산으로 이런 물질이 발견된 것도 아닌데 왜 이런 논란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1996년 NASA가 이러한 발표를 할 당시는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외계생명의 존재 가능성이라는 빅뉴스를 가만히 두지 않았고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지구촌을 흥분시켰다. 이것은 NASA가 의도했던 바라는 것이 정설이다.

 당시 미국의 경제난에 따른 예산 삭감으로 과학적 성과를 이룰 수가 없었다. 초전도거대가속기(SSC) 계획이 물거품이 되어 버렸고 우주개발이나 핵융합 등 돈이 많이 드는 계획을 추진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대 피해자는 NASA였다. NASA는 1990년대 들면서 이렇다할 프로젝트 하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3세대 우주정거장인 알파프리덤 계획도 예산문제로 일본이나 유럽 쪽에 대부분 양도하다시피 하였다. 더군다나 88년에 발사된 화성 위성 포보스 탐사선 포보스와 92년에 발사된 화성탐사선 옵서버호가 궤도에 진입하기도 전에 실종되면서 NASA의 화성탐사계획은 어려움을 겪었다. 뭔가 돌파구를 찾던 절박한 상황에서 앨런힐스 운석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지구 밖 문명체를 찾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만약 외계문명과 조우하게 된다면 인류문명은 새로운 비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탐사결과로는 태양계 내에는 문명체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미생물체의 흔적만이라도 찾아낸다면 지구 생명체의 기원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1969년, 오스트레일리아의 머치슨 지방에 떨어진 운석에는 지구에서 발견되지 않은 아미노산이 발견됐다. 아미노산은 단백질의 재료로서 외계생명체를 연구하는데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머치슨 운석은 화성 운석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 2002년 8월, NASA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앨런힐스 운석에서 세균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자철광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전에도 이런 발표는 있었지만 이번 결과는 정밀검사를 실시하여 나온 것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운석에서 발견된 자철광의 결정구조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것과는 완전히 달랐으며 운석 속의 자철광 25%를 생물체가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생체 자철광 결정은 물에서 사는 세균의 몸에서 만들어지며 세균이 나침반처럼 먹이를 찾을 때 이용한다. 과거 화성에 자기장이 존재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이 연구에 의해 화성에 자성을 띠는 박테리아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실은 과학전문지 등에도 발표됐다.


참고 자료 : 피라미드의 과학(1999년, 이종호, 새로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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