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 고흐는 정말 자살했을까
책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반 고흐의 죽음과 관련된 내용이 있어 옮겨 보았습니다. ‘진실을 읽는 시간’이라는 책에 소개가 되어 있다고 하네요. 저자는 45년간 9천 건 이상의 부검을 실시하고 2만5천 건 이상의 죽음을 조사한 미국 법의병리학자 빈센트 디 마이오와 베스트셀러 범죄작가 론 프랜셀이라고 합니다.
책에는 마이오가 담당하거나 의문사 사건들의 퍼즐을 맞춰나가는 과정을 펼쳐보이고 있는데 다뤄진 사건 중에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정신질환을 앓다가 37세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진 네덜란드 천재 화가 고흐.
반 고흐 자화상(출처 : Wikimedia Commons)
고흐는 1890년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뒤 파리 근처 작은 마을의 여관에 머물며 작품에 매진하던 어느 날 권총으로 자기 옆구리를 쏴 자살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책은 설득력있는 법의학적 추론을 통해 고흐의 죽음이 타살이라는 결론에 이릅니다.
타살설은 하버드대 출신 변호사인 스티븐 네이페와 그레고리 화이트 스미스가 2011년 출간한 책을 통해 본격적으로 제기되었습니다. 이후 논란이 일자 과학적 증거가 필요했던 두 변호사는 마이오에게 자문 요청을 했고 120여년 전 일어난 고흐의 죽음에 관한 일에 관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고흐가 스스로 총을 쏘지 않았다는 법의학적 근거가 뚜렷하다고 합니다. 고흐의 총상 부위가 스스로 총을 쏘기 어려운 지점이라는 것입니다. 사건 발생 직후 고흐를 직접 진찰한 두 의사의 기록에 따르면 총상은 왼쪽 옆구리 부근에 있었습니다.
만에 하나 어렵게 총구를 왼쪽 옆구리에 갖다 대고 쏘았다고 가정하더라도 옷에 그을음이 묻거나 피부에 적지 않은 화상이 생겼어야 합니다. 하지만 고흐의 총상은 깨끗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루어보면 총이 적어도 50cm 이상 떨어진 곳에서 발사됐다고 추론할 수 있습니다.
아를의 침대방(출처 : Wikimedia Commons)
또다른 책 ‘화가 반 고흐 이전의 판 호흐’를 소개하는 기사에서는 몇가지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총기 자체가 흔하지 않던 19세기 프랑스 시골마을에서 그 총은 누구의 것이었는가 라는 것입니다. 분명한 사실은 반 고흐는 총기를 소지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총기를 다룰 줄도 몰랐다고 합니다.
당시 10대 소년이었던 르네 세크레탕이라는 남자가 총의 주인이라고 합니다. 당시 그의 눈에 비친 반 고흐는 폐인에 가까웠다고 합니다. 르네와 친구들은 고흐를 괴롭히는 짖궂은 무리들이었습니다. 르네는 여관주인으로부터 총을 사들였다고 합니다. 타살이라면 가장 먼저 용의선상에 올라야 할 인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게다가 왜 고흐는 메모를 비롯한 일체의 유언을 남기지 않았는지, 자살이라면 다시 여관으로 걸어 돌아온 이유는 무엇인지, 사망 며칠 전에 대량으로 구매한 물감과 사망 당일 짊어지고 나간 화구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미술계 인사들은 물론 많은 사람이 법의학적 증거들이 가리키는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천재 화가에 걸맞는 극적인 죽음을 믿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도 하였습니다.
- 관련 기사 보기 :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8/22/0200000000AKR20180822083700005.HTML
http://www.hankookilbo.com/News/Read/201602121994478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