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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신비

네스 호의 괴물, 네시(Nessie of Loch Ness)

네스 호의 괴물, 네시(Nessie of Loch Ness)

 네스 호(Loch Ness)는 영국 스코틀랜드 지방에 있는 영국 최대의 호수이다. 그 길이는 약 35km이며, 폭은 약 1.8km, 가장 깊은 곳은 320m가 넘는다. 이 호수는 워낙 험한 지역에 위치해 있어서 18세기까지는 험한 산길을 따라가야만 접근할 수 있었다. 호수의 남쪽에는 1742년부터 포트 오거스터스라고 불리는 작은 도시가 있으며 북쪽에는 인버네스라는 도시가 있다.

 1731년 영국의 워드 장군이 포트 오거스터스에서 호수의 남쪽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도로를 만들었고, 남북을 연결하는 도로는 1933년에 완성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괴물인 네스 호의 괴물에 대한 목격은 그 해 4월 이 도로가 개통되면서 시작되었다.

네스 호(Loch Ness)

 그 해 4월 14일, 한 호텔의 경영인이었던 존 멕케이와 그의 부인은 인버네스에서 새로 생긴 도로를 통하여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아직 개통된지 얼마 안 된 도로라 주위가 어수선하였다. 그 때 멕케이 부인이 호수 한복판에서 움직이는 물체를 발견하였다. 그것은 마치 오리 두 마리가 장난 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오리가 아니었으며 이 움직이는 물체는 호수 건너편 선창 쪽으로 서서히 헤엄을 치기 시작하였다. 순간적이었지만 이들 부부는 등에 불규칙하게 돋아난 두 개의 검은 혹을 발견하였다. 잠시 후 이 동물은 또 한번 몸을 비틀더니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 후 이 부부의 목격담이 신문에 자세하게 소개되었으며 이 때부터 "네스 호의 괴물"이라는 말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논쟁이 시작되었다.

 그 해 7월 22일, 런던의 실업가인 조지 스파이서와 그의 부인이 스코틀랜드에서 휴가를 즐기고 인버네스를 지나 도어즈라는 곳을 거쳐 포이어스라는 도시로 가기 위해 호수 주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 때 약 100~200m 앞에 있는 언덕에서 거무스름한 물체가 길을 막고 있다가 재빨리 도로를 가로지르며 건너갔다. 이 물체는 목이 길고 몸집이 엄청나게 커 보였다. 스파이서는 매우 놀랐지만 좀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자동차의 가속 페달을 밟았다. 그러나 괴물체는 이미 호수 쪽으로 사라진 뒤였다. 그 괴물은 길이가 2m가 넘었으며 목은 대단히 길고 피부는 진한 회색 빛을 띄었다고 그들 부부는 묘사했다. 이 때부터 이 괴물은 "네시(Nessie)"라는 이름으로 불려지게 되었다.

 사실 네시에 관한 최초의 목격은 565년 무렵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성 콜롬바는 아일랜드의 수도승으로 6세기에 스코틀랜드의 대부분을 기독교로 개종시켰던 사람이다. 콜롬바가 호수로 가서 살인을 저지른 야수를 순하게 만들었다고 전해지는데 여기에 등장하는 야수가 네시가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예전부터 네스 호는 전설과 신화의 장소였다. 그 지역 사람들은 바닷뱀에 대한 고대 역사를 알고 있었다.

네스 호의 괴물, 네시(Nessie of Loch Ness)

 1933년 11월 12일, 처음으로 네시의 촬영에 성공했다는 사람이 등장했다. 바로 휴 그레이라는 사람인데 괴물의 몸통과 꼬리 부분을 사진으로 찍는데 성공했다. 이듬해에는 외과 의사인 이안 윌슨이라는 사람이 괴물의 머리 부분을 사진으로 찍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994년 3월, 영국 "선데이 텔레그래프(the London Sunday Telegraph)"지는 93년 11월에 사망한 윌슨의 아들의 고백을 기사로 실었다. 당시 아버지의 부탁을 받아 14인치 크기의 장난감 잠수함을 개조해 플라스틱 나무를 붙인 네시를 만들고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다. 윌슨이 사진을 촬영하였다는 4월 1일이 만우절이라는 것은 우연의 일치일까? (위의 사진이 윌슨이 찍었다는 네시 사진) 하지만 모든 사진이 가짜는 아니다. 일부는 진짜 호수의 사진이다. 이들 사진은 모두 회색이며, 약간 거칠고 안개가 짙은 물가의 그림자와 뱀처럼 보이는 물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The Naturalist"지는 네스 호의 생태학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를 보고했는데 이 호수는 30톤이 넘는 물고기는 생존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포식자의 체중은 그 호수에서 포식자가 잡을 수 있는 모든 물고기의 10%를 넘지 않는다는 것을 근거로 300kg정도라고 주장했다. 6세기부터 목격되어 왔으므로 괴물이 한 마리였을 리는 없다. 수백 년간 종족을 유지하는데 얼마나 많은 개체가 필요한가? 100마리의 개체를 100년간 보호해야 간신히 그 개체를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어떤 보고서에서는 최소한 10개의 개체는 되어야 그 개체수를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사체도 찾아내지 못했으며 뼈조각 조차도 발견하지 못했다. 지금도 최소한 10마리 이상의 거대한 괴물들이 호수를 헤엄치고 있을 것이고 명확한 사진이라도 찍혀야 한다. 그런데 네시에 관한 이야기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여기에는 경제적인 이유가 있다. 네시 이야기는 관광자원으로 한몫을 하고 있다. 1993년에는 네스 호의 관광산업이 3천7백만불짜리로 발전했으며 시간당 100달러(1994년 당시)의 잠수함 관광과 멀티미디어 관광센터가 완비되어 있다. 국내의 한 이동통신 업체에서는 10대들을 겨냥한 서비스 상품에 '네시'를 본뜬 캐릭터를 사용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1만명이 넘는 목격자들을 모두 사기꾼으로 몰아세울 수는 없는 일이다. 분명히 무언가가 있긴 있다.

 학자들은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네시가 중생대에 살았던 "플레시오 사우루스"와 매우 흡사하다고 한다. 영국에서는 플레시오 사우루스의 화석이 많이 발견되어 이를 뒷받침한다. 이런 수장룡(혹은 어룡)들은 중생대 말 공룡과 같이 멸망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5000만년 전에 멸종되었다고 알려진 실러캔스가 오늘날에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플레시오 사우루스가 생존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네스 호의 책임자인 아드리안 샤인(Adrian Shine)은 이 괴물이 원시적인 어류이며, 주둥이와 척추가 있고, 9피트까지 성장하며, 450파운드까지 나가는 발트해 철갑상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시 연구가 알라스테어 보이드는 1979년에 진짜 네시를 보았는데 네시는 공룡처럼 생기지 않았으며 오히려 고래처럼 생겼다고 주장했다. 그것은 20피트의 길이었으며 물 속에서 상하좌우로 움직였다고 한다.

 대개의 학자들은 네시의 존재를 부정한다. 물 위에 나무 혹은 잡동사니가 떠 있는 것을 착각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하며, 호수에 사는 커다란 물고기이거나 혹은 커다란 물고기가 지나간 흔적이라고 주장한다. 재미있는 최근의 주장은 네시가 실은 지진이 빚은 착시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지질학 연구센터의 루이지 피카르디 박사는 영국 에든버러에서 열린 지질학회에서 "네스 호에서 목격되어 온 이상한 현상은 주요 단층운동의 진동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 진동이 마치 괴물 울음소리 같은 굉음과 물보라를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게다가 스코틀랜드의 주요 활동단층인 그레이트 글렌 단층 바로 위에 네스 호가 있고 단층 가운데 지진활동이 활발한 네스 호 북쪽 끝에서 네시가 목격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영국 지질학자인 로저 무슨은 그레이트 글렌 단층에서 지진활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명확한 근거가 없으며 만약 이 같은 현상을 일으킬 만한 지진이 발생했다면 호수의 한 부분에서만이 아니라 더 넓은 범위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야 한다며 반박했다.

네스 호의 괴물, 네시(Nessie of Loch Ness)     네스 호의 괴물, 네시(Nessie of Loch Ness)

 언제나 그렇듯 네시에도 과학적인 탐사가 시작되었다. 네시를 찾기 위해 잠수함을 타고 네스 호를 뒤져본 적이 있으나 석탄 입자가 들어 있어서 매우 어두워 네시를 찾지는 못했다고 한다. 1959년 6월에는 최초의 정식 과학 조사단이 네스 호에 파견되었다. 조사 팀은 한 달 예정으로 음향 측정기와 여러 대의 카메라를 갖추었으며 네시에 관심을 가진 30여명의 자원 봉사 학생들이 동행하여 24시간 호수를 감시하였다. 음향 측정기에는 커다란 물체가 호수 아래 20m 깊이까지 가라앉았다가 위로 올라오는 것이 추적되기도 하였다. 수심 약 30m에서는 곤들 메기류가 떼지어 서식하는 것이 밝혀지기도 하였다. 학자들이 네시를 의심하는 이유 중 하나는 혼탁한 호수에는 괴물의 먹이가 될 만한 충분한 물고기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20cm가 넘는 곤들메기의 발견은 이런 견해를 반박하는 근거가 되었다.

 최초의 조사단을 조직했던 영국 자연사 박물관의 데니스 루커 박사는 괴물의 존재를 긍정하였다는 이유로 박물관에서 쫓겨났다. 1962년에는 영국 의회가 "네스 호의 조사를 위한 사업 단체"에 대한 설립을 정식 인정하기도 하였다. 1966년에는 영국의 항공기사 팀 딘스데일이 찍은 사진에 대하여 영국 공군 당국이 보트나 잠수함이 아님을 정식 확인하였고, 미 항공 우주국(NASA)에서도 혹이 달린 이 물체에 대하여 컴퓨터 전문가의 조작이 아닌 틀림없는 촬영사진이라고 확인하였다.

 첨단 장비를 갖춘 로버트 라인스 박사를 단장으로 하는 응용 과학 아카데미 조사단은 1970~1975년에 걸쳐 네스 호의 수중을 지속적으로 탐사하여 큰 동물로 추정되는 다양한 흔적과 커다란 지느러미를 가진 듯한 이상한 물체를 촬영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더 확실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1976년, 네스 호 조사단의 매콜 교수는 네스 호에 물고기를 먹고 사는 중형 또는 대형 동물의 집단이 살고 있다고 발표했다.

 네시를 찾기 위한 노력은 지금도 어딘가에서 계속되고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 UFO와 신비주의(1996년, 조덕영 저, 두루마리, 238-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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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nessie.co.uk의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