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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과 사고

태국 폐건물이 대형 수족관이 된 사연

Bangkok New World Mall

 태국 방콕의 방람푸에 위치한 뉴월드몰이라는 대형 쇼핑센터. 1982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11층의 고층건물로 의류와 잡화 등을 판매하는 방콕의 랜드마크로 10년 넘게 호황을 누렸습니다. 그러나 1997년 갑자기 폐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뉴월드몰 물고기뉴월드몰 물고기

 그 이유는 건물이 지어질 당시 방콕시로부터 4층 건물로 허가를 받았지만 건축주가 이를 무시하고 11층 건물을 세웠던 것입니다. 이에 왕궁보다 높은 건물을 지었다며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방콕시로부터 철거 명령을 받자 폐업을 했던 것입니다.

 이 후 방콕시는 방침대로 1-4층을 제외한 건물 윗부분을 철거했고 인수자를 찾지 못한 건물은 흉물스러운 상태로 방치되었습니다. 그런데 몇년 뒤, 이곳에서 물고기 떼가 발견되었습니다. 메기, 비단잉어, 틸라피아 등의 어종이 있었는데 그 수는 무려 수천마리에 달했습니다.

뉴월드몰뉴월드몰(출처 : inhabitat.com)

 1999년 이 건물에서는 큰 화재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화재를 진압하던 과정에서 수천톤의 물이 건물로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오래된 건물은 배수가 되지 않았고 물이 고스란히 차오르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뚫린 지붕으로 빗물이 유입되면서 이 건물은 거대한 욕조처럼 변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물이 고여있다 보니 모기 유충의 서식지가 되었고 인근 상인들은 모기 때문에 고통을 겪었습니다. 여러 방법을 써봤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고 결국 상인들은 모기 유충을 잡아먹는 물고기들을 방류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고작 물고기 몇마리를 풀어놓았는데 그 수가 순식간에 불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천적이 없는데다가 번식력이 강한 특징을 가진 어종들이어서 기하급수적으로 번식하고 성장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물고기 떼를 발견한 한 관광객이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에 뉴월드몰은 “뉴월드 수족관”으로 불리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수많은 사람들이 도심 속 물고기 떼를 보기 위해 건물로 몰려들었고, 일부 상인들을 입장료를 받는가 하면 이곳에서 잡은 물고기로 요리를 만들어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뉴월드몰 물고기뉴월드몰 물고기(출처 : cnn.com)

하지만 2011년 방콕 시에서는 건물의 붕괴를 우려하여 건물 출입을 금지하는 처분을 내렸고 결국 2015년 태국 수산부는 방콕 근교의 수산연구 및 개발 센터로 물고기들을 옮겼습니다. 물고기들은 3주간 검사를 마친 뒤 인근 강으로 방류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뉴월드몰은 다시 아무도 찾지 않는 폐건물로 남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