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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자연

기묘한 바위산, 데빌스 타워(Devil's Tower)

악마의 탑 / 데빌스 타워(Devil's Tower) 

 마치 선사시대의 나무 그루터기처럼 주변 계곡 위에 1,000피트 높이로 우뚝 솟은 거대하고 희한한 산이 있습니다. 고대부터 아메리카 원주민은 이곳을 성스러운 곳으로 정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자신의 블록버스터 영화인 미지와의 조우(Close Encounters of the Third Kind)에서 배경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해마다 수천명의 관광객들이 이 기묘한 모습을 보러 옵니다. 이 이상한 지질학적 구조물의 이름은 악마의 탑 또는 데빌스 타워입니다.

데블스 타워데블스 타워(출처 : Wikimedia Commons)

 데빌스 타워는 미국 와이오밍 주의 북동부에 위치한 미국 최초의 천연기념물입니다. 인근의 벨 푸르쉬 강(Belle Fourche River)보다 1,267피트 높은 곳에 있습니다. 산을 그렇게 눈에 띄게 만드는 것은 거의 수직에 가까운 절벽입니다. 옆면은 밭고랑처럼 날카롭고 규칙적으로 패여 있으며 정상은 평평합니다.

 고대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이 산이 만들어진 몇가지 전설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명의 여자아이는 숲에서 놀다가 거대한 곰에게 쫓기게 됩니다. 소녀들은 바위 꼭대기에 뛰어 올랐지만 바위는 너무 작아서 안전하지 않았습니다. 위대한 성령은 소녀들의 위험을 보고 바위가 거대한 크기로 자라게 만들었습니다. 거대한 곰은 소녀들에게 뛰어 들었지만 꼭대기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그의 발톱은 바위 옆면에 쐐기 모양을 남겼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이 바위산은 어떻게 형성된 것일까요? 공룡이 살던 시대에 이 지역은 얕은 바다 아래에 있었습니다. 수백만 년 동안 바다의 바닥에는 퇴적물이 쌓였고 이 퇴적물은 사암, 혈암과 같은 퇴적암으로 바뀌었습니다. 6천5백만년 전에 지구의 압력으로 인해 육지가 솟아 올랐습니다. 이러한 압력으로 인근의 블랙 힐스와 록키 산맥이 생겨났습니다.

형성 원리(출처 : unmuseum.org)

 압력은 또한 데빌스 타워가 서 있는 위치에서 표면 쪽으로 용융된 암석을 강제로 밀어냈습니다. 논란의 여부는 녹은 암석이 표면으로 향한 적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그랬다면 데빌스 타워는 아마 고대 화산의 유물일 것입니다. 이렇게 형성된 것을 화산전(火山栓, volcanic plug)이라고 부릅니다.

 화산전은 화산이 없어질 때 형성되며 지구의 깊은 곳에서부터 산의 분화구까지 마그마를 운반하는 튜브 형태의 용암이 냉각되어 단단한 암석이 됩니다. 보통 튜브의 암석은 산의 나머지 부분보다 훨씬 강하며 바람, 비, 눈에 의해 약한 화산암이 침식되고 단단한 암석이 남게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증거들은 데빌스 타워가 멸종된 화산의 잔해가 아니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화산과 관련된 다른 지질 현상의 흔적이 이 주변에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또하나의 이론은 이 산이 병반(餠盤, laccolith)이라는 것입니다. 병반은 표면에 도달하지 못하는 지구 깊은 곳에서 뜨거운 마그마가 침입한 것입니다. 이것은 그 위에 놓인 퇴적암을 밀어올리지만 칼데라나 분화구는 형성되지 않습니다. 용융된 암석이 식게 되고 부풀려진 부드러운 퇴적암이 깎여 나가고 단단한 화성암이 노출됩니다. 이 경우 탑의 꼭대기가 100~200만년 전에 드러나게 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Devil's TowerDevil's Tower(출처 : Pixabay)

 이 산은 포노라이트 반암(phonolite porphyry), 회색 또는 녹색의 화성암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안에는 장석(長石)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뜨거운 암석이 냉각되면서 팔면체의 수직 기둥이 생겼습니다. 이 기둥들이 계속해서 냉각되면 서로 줄을 서서 당기게 되고 꼭대기에서 수직으로 내려가는 고랑을 만들어 냅니다.

 산 주변의 땅이 계속 침식되면서 탑의 바닥 부분이 점점 더 많이 노출됩니다. 그러나 동시에 산은 침식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서서히 마모되고 있습니다. 주변에 흩어져 있는 둥근 돌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떨어져 나간 잔재들입니다.

등반하는 모습등반하는 모습(출처 : nps.gov)

 데빌스 타워 등반에 처음으로 성공한 것은 1893년이었습니다. 기둥 사이 갈리진 틈에 못을 박아 산에 부착한 일련의 사다리를 사용하였습니다. 윌리엄 로저스 목사는 그해 7월 4일 첫번째 공식 등반을 위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습니다. 비록 지금은 사다리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지만 산의 기둥을 둘러보며 걷는 방문자들은 사다리를 볼 수 있습니다.

 등산가들은 여전히 데빌스 타워를 오르지만 강철 웨지로 고정된 안전 로프를 사용합니다. 영구 피톤의 설치는 허용되지 않으므로 암면의 손상을 피할 수 있습니다. 산은 여전히 북부 평원 여러 부족에게 신성한 지역이며, 국립공원 관리국은 이 곳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종교적 의식이 가장 활발한 6월에는 자발적으로 산을 오르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 http://www.unmuseum.org/devtowergeo.htm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