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랜드 공국(The Principality Of Sealand)은 영국의 서퍽주 연안에서 약 11km 에식스주 연안에서 약 13km 떨어진 해상에 위치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자신들은 독립국가라고 주장하지만 주요 국제기구나 세계 각국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집단을 마이크로네이션(Micronation)이라고 하는데 시랜드 공국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이 나라는 사실 2개의 원통 구조물이 플랫폼을 지탱하고 있으며 그 위에 주거가 가능한 건물과 헬리콥터 착륙장 등이 갖춰진 550m²(166평 정도)의 구조물에 불과합니다.
영국은 제2차 세계 대전 중에 독일의 침공을 막기 위해 4개의 해상 요새와 다수의 해상 벙커를 건설하였습니다. 시랜드 공국이 영토로 삼고 있는 러프 요새(HM Fort Rough)도 그 중 하나로 1942년에 건설되었습니다. 전쟁 중에는 150~300명에 달하는 병력이 상시 거주하고 있었으나 전쟁이 끝나고 요새는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영국 육군 소령에서 전역 후 라디오 해적 방송을 운영하던 로이 베이츠(Roy Bates)는 1967년 9월 2일 이 요새에서 독립선언을 발표하여 이 요새를 시랜드라 이름짓고 스스로를 로이 1세라고 명명하였습니다. 자신의 신분을 공작으로 바꾼 뒤 가족들을 데리고 와서 정착하였습니다. 그리고 20명 정도의 사람들을 이 나라의 백성으로 두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1968년에 러프 요새 근처를 지나던 영국 해군 함정은 이곳에서 생활하는 시랜드 공국 사람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위협을 느낀 로이 1세의 아들 마이클 베이츠가 영국 해군을 향해 총격을 가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영국 해군은 시랜드 공국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사람들을 강제퇴거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영국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1968년 11월 25일에 나온 판결에 의하면 시랜드 공국이 위치한 러프 요새는 영국의 영해 밖에 위치하고 있어 영국의 사법권이 미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에는 해안에서 3해리만을 영토로 인정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현재는 12해리까지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1978년에는 독일 출신의 사업가가 이곳을 방문했다가 마음대로 시랜드 공국을 점령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로이 1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의 아들인 마이클을 포로로 잡고 무단으로 구조물을 점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시랜드 국민 전체가 합심하여 그들을 제압하고 사업가를 포로로 삼아 독일 정부와 포로 협상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일은 시랜드 공국 역사에서 유일하고 중요한 독립운동 사건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사건 이후 로이 1세는 아들인 마이클에게 통치권을 넘겨주었고 마이클은 국민들에게 시랜드 공화국의 발전을 다짐하였습니다. 하지만 영국과 영해권을 둘러싸고 끊임없는 마찰이 이어졌습니다. 게다가 시랜드 공국에서 발행된 여권이 범죄자들에게 악용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영국과의 대립은 깊어져 갔습니다. 이에 국민들은 시랜드 공국을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2006년에는 노후된 발전기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국민 중 일부가 사망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화재 후 구조물을 재건하는 공사가 진행되었고 2006년 11월에 완료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공사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며 통치자와 1명의 백작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상황이 악화되자 2007년 1월, 2대 공작인 마이클 베이츠는 영국의 한 일간지에 시랜드 공국의 공작위와 영토를 판매한다는 광고를 싣게 되었습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큰 화제가 되었고 실제 일본에서 시랜드 공국 매입 의사를 밝혔으나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아 접근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이를 철회하였다고 합니다.
시랜드 공국의 주요 수입원은 작위(가장 낮은 계급인 남작의 경우 29.99파운드)나 우표, 기념주화 등의 판매, 관광 수입 등입니다. 현재도 시랜드 공국의 사이트에 들어가면 이러한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고 기부금을 낼 수도 있습니다.
참고자료 : www.sealandgov.org
https://ko.wikipedia.org/wiki/시랜드_공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