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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인물편

히틀러 주연의 영화를 만들다, 레니 리펜슈탈

 1902년 8월 22일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난 레니 리펜슈탈(Lenni Ridfenstahl)은 어린 시절부터 무용에 관심을 가졌고 1914년부터 아버지 몰래 교습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사업가였던 레니의 아버지는 평소 연예계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무용을 배운다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1918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레니는 어렵게 아버지의 허락을 받고 예술대학에 진학해서 본격적으로 연기와 무용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레니 리펜슈탈(출처 : Wikimedia Commons)

 1923년 가을에 뮌헨에서 처음으로 개인 공연을 가진 레니는 외국응로 순회공연을 다닐만큼 주목받는 무용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듬해 프라하에서 공연하던 중 무릎 부상을 입고 더 이상은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 즈음 레니는 우연히 ‘운명의 산’이라는 영화를 보고 매료된 나머지 그 감독인 아르놀트 팡크를 찾아가 직접 만나게 됩니다.

 레니는 팡크가 만든 영화에 출연하면서 배우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고 훗날 레니가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배우로 명성을 얻은 레니는 직접 영화사를 설립하고 감독, 주연, 편집을 혼자서 담당했던 첫 영화 ‘푸른 빛’을 1932년에 개봉하게 됩니다.

 이 영화를 보고 감명을 받은 사람 중에는 서서히 독일에서 대중적 인기를 얻어가던 정치인 한명이 있었습니다. 그가 바로 아돌프 히틀러였습니다. 히틀러의 지원으로 제작한 첫 작품은 1935년작 ‘의지의 승리’였습니다. 1934년 뉘른베르크에서 있었던 일주일간의 나치 전당대회 모습을 담은 기록영화입니다.

의지의 승리 포스터(출처 : Daum영화)

 약 50만명의 독일인들이 동원된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하는데 히틀러가 탄 비행기가 뭉게구름 속을 빠져나오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히틀러 뒤로 후광이 비치는 듯 신비로운 장면을 연출했으며, 아래서 위를 올려다보는 로우 앵글로 자연스레 히틀러를 우러러볼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마치 신화적인 묘사를 통해 우상화와 선전을 목적으로 한 연출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나치의 노골적인 선전용 다큐멘터리라는 악평이 있는 반면 다큐멘터리의 수준을 크게 높인 작품이라는 극찬도 있습니다. 최초 공개 당시에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 각국에서는 주로 찬사를 얻었고 여러 영화제에서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배우보다 감독으로 입지를 굳히게 된 레니는 1936년 개최된 베를린 올림픽 기록 다큐멘터리 영화 ‘올림피아’를 제작하게 됩니다. 이 영화의 제작 배경에는 올림픽을 통해 게르만 민족의 우월성을 주장하려는 목적이 있었고 레니는 게르만족의 신체적 능력들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게 되었습니다.

히틀러와 레니 리펜슈탈

 오늘날 우리가 만나는 영상자료 속 히틀러의 모습은 대부분 레니의 영화에서 발췌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그녀의 작품은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녀가 만든 2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는 역사상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고 일컬어지고 있지만 히틀러의 나치 정권을 위해 일했다는 전세계의 비난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참고자료 : 서프라이즈 인물편(2016년,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제작팀 저, MBC C&I, p90-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