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O는 소련의 첩보위성?
1976년경, 논란의 극점에 이르렀던 UFO는 그 해 백악관의 특별 지시에 따라 과학적 조사를 한 미 항공우주국(NASA)이 계속 조사할 만한 대상이 못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10여 년간 UFO 궤적을 쫓아오던 미 공군도 손을 뗐다. 그러나 이런 공식적인 결론에도 불구하고 UFO에 대한 얘기는 끊이지 않았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비행접시의 목격담, 소설, 만화들이 나와 그 열기를 이어갔다.
(출처 : themoscowtimes.com)
1970년대 말, UFO에 관심있는 미국의 민간 과학자들이 '이상 비행 물체 주장에 관한 과학 조사 위원회'라는 단체를 조직했다. 이 단체는 'UFO의 마스크를 쓴 소련 로켓'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지금까지 알려진 수많은 비행접시 소동이 소련의 첩보 위성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테크놀로지 리뷰 지의 9월호에 실린 보고서에 의하면 이 연구는 1967년 이후부터 자료를 모은 것으로 미 중앙정보국 자료를 비롯한 미국의 최고 군사기밀까지 참고한 것으로 보여 꽤 신빙성이 있어 보였다.
소련은 시베리아 북단 플레체스크에 거대한 비밀 우주 발사 기지를 갖고 있으며 이 기지에서 발사한 우주 첩보위성 중 확인된 것만도 1972년부터 79년까지 3개, 1980년에 6개, 1981년에 6개이다. 소련은 플레체스크의 우주선 발사 기지를 극비에 붙이고 있다. 레닌그라드, 플레체스크 지방에서 UFO소동이 일어나면 겉으로는 외계인 이야기는 거짓이라고 하면서도 기지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 은근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세계적인 뉴스가 되었던 1977년 9월 27일의 목격 사건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타스 통신 기자가 우연히 플레체스크-레닌그라드 간의 기차를 타고 가다가 '해파리 모양의 비행접시'를 목격했다는 기사를 썼다. 서방 언론들도 이를 대서특필했던 이 사건은 플레체스크 우주기지에서 발사한 코스모스 955호의 궤적이 거의 확실하다. 북미 항공사령부가 코스모스 955호의 발사를 포착한 것이 그 날 새벽 3시 58분이었고, 타스 통신 기자 니콜라이 밀로프가 목격했던 것이 그로부터 10분 이내였다.
1980년과 1981년에 아르헨티나, 남미, 소련에서 다같이 목격됐다고 소동이 일어났던 사건도 소련의 코스모스 1188호와 코스모스 1317호에 의한 것이었다. 남미의 목격지는 플레체스크의 위도 62.7도와 비슷한 62.8도, 62.6도 지방이었고 목격날짜는 코스모스 발사 일정과 동일했다. 1981년 10월 31일의 경우 소련에서는 달덩이 만한 물체가, 아르헨티나에서는 불타는 구름 모양의 접시가 사라져 간 것으로 보도되었다. 태양과의 각도 등을 고려했을 때 소련과 아르헨티나에서 각각 그렇게 보일 것으로 추측했다. 이 보고서는 불타는 구름모양의 UFO는 소련의 첩보위성말고도 성층권을 떠도는 많은 인공위성의 소멸, 분리 작용일 가능성도 제기하였으며 외계인이 자동차를 따라왔다거나 대화를 시도하다 실패했다는 등의 얘기는 순진한 상상력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참고 자료 : 추적 UFO를 만난 사람들 (1996년, 서종한 저, 넥서스, 257-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