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년 전 인공물? 클럭스도르프 구체(Klerksdorp sphere)
1977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오토스달(Ottosdal) 부근에서 원더스톤 사(Wonderstone Ltd.)가 채굴 중이던 광산의 퇴적층에서 작은 구체가 발견되었다. 클럭스도르프 구체(Klerksdorp sphere)라 불리는 이것은 대체로 직경이 3~4cm이며 두께는 2.5cm 정도이다. 큰 것은 직경이 10cm정도 되는 것도 있다.
구체는 짙고 붉은 갈색부터 붉은색, 어스름한 붉은색 등을 띤다. 이 중에 완전한 구의 형태를 가진 것이 있는가 하면, 구체의 가운데 부분에 세개의 평행한 줄이 있거나 모퉁이가 분화구같이 파여 토성의 위성인 ‘미마스(Mimas)’나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데스 스타(Death Star)’를 연상시키는 것도 있다.
(출처 : Wikimedia Commons)
이러한 모습으로 인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동위원소 측정법으로 확인한 결과 구체가 발견된 퇴적층은 30억년 전에 생성되었다고 한다. 이 퇴적층에서 나온 구체는 30억 년 전에 만들어진 인공물이라고 하여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30억년 전에 지적 생명체가 있었던 증거로 여겨 초고대문명의 존재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러 저서와 유명한 기사, 다수의 웹페이지에서 오파츠로 분류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구체를 연구한 지질학자들은 인공물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생성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의 핵심이 되는 몇가지 사항을 살펴보면, 먼저 완전한 구체라는 점을 들어 이것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광부와 암석수집가에 의해 수집된 구체는 200여개가 넘는데 완벽한 구체를 가지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었다. 심지어 디스크 모양의 물체도 함께 나왔다.
두번째로 구성성분이 니켈과 철의 합금이라는 점이다. 표면이 0.6cm의 두께로 된 합금이고 일부는 이 껍질 안에 스펀지같은 섬유질이 들어있어 부피에 비해 가볍다고 한다. 가벼운 구체를 절단하자 속에 있던 스펀지같은 물질이 공기 중에서 사라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인리히는 X-Ray 회절분석을 통해 구체가 적철석(hematite, Fe2O3) 또는 규회석(wollastonite, CaSiO3)으로 구성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 다른 학자들은 변형되지 않은 엽랍석(pyrophyllite)에서 발견된 많은 구체들이 황화철(pyrite, FeS2)로 되어 있다고 하였다. 여기서 Pyrite는 철, 코발트, 니켈 등의 황화 광물의 일반적인 명칭인데 니켈합금이라는 이야기가 이 용어의 잘못된 해석에서 온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세번째, 파인 홈의 정체는 정체에 대한 의문이다. Cairncross는 이 홈이 결이 살아 있는 얇은 막이 응결되어 있는 것이라고 하였는데 이 얇은 층이 있는 부분은 보다 작은 퇴적물로 인해 침투성과 다공성이 억제되었기 때문에 이런 형태를 띤다고 주장했다. 외부 홈에 해당하는 희미한 내부의 얇은 판은 절개한 표본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하였다.
네번째, 어떤 구체는 수평면에서 축을 중심으로 스스로 회전 운동을 하기도 했다. 클럭스도르프 박물관에 소장되어 구체가 무진동 진열선반에서 저절로 회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물관의 큐레이터인 Roelf Marx는 관련된 기사를 자신이 잘못 인용하였다고 하였으며 광산 채굴 중에 지하의 폭발에 의한 대지 진동으로 인해 그것이 회전했다고 덧붙였다.
지질학자들은 클럭스도르프 구체가 30억년전에 화산 퇴적물이나 화산재가 자연적으로 응결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와 비슷한 발견이 몇건 있었다. 남부 유타주의 나바 호의 사암에서 철산화 응결물에 가로 홈이 나타나 있다. 클럭스도르프 구체보다는 불규칙한 모습을 나타내는데 유타주의 응결물은 입자가 굵은 침투성이 좀 더 좋은 모래에서 형성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뉴욕에 있는 쇼하리 카운티에서 탄산 응결물에서 가로줄 홈이 발견되었고, 호주의 Hamersley Group을 구성하는 일부 지층에서도 비슷한 응결물이 나타났다.
참고자료 : 괴물딴지 미스터리 사전 스페셜(2007년, 유상현 저, 해냄, p71-73)
https://en.wikipedia.org/wiki/Klerksdorp_sp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