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즈텍 문명의 신비, '해골의 벽'의 정체는?
6월 3째주 학술지 사이언스의 표지를 멕시코 지역의 고대 문명 이야기가 장식했습니다. 가로로 막대가 꿰어진 해골 그림과 ‘아즈텍의 인신 공양(Aztec Human Sacrifice)’이란 문구가 쓰여져 있어 고대에 벌어진 잔혹한 희생의 역사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출처 : 동아사이언스)
멕시코 국립고고학역사연구소의 고고학자들은 1325년부터 1521년까지 고대 아즈텍 문명의 수도인 테노치티틀란(tenochtitlan, 현재의 멕시코시티)에서 벌어진 기괴한 인신 공양 풍습인 촘판틀리(Tzompantli)로 희생된 사람들의 유골을 분석해 그들이 누구였고 어떤 이유로 희생됐으며, 사후 어떻게 처리됐는지 밝히고자 노력했습니다.
촘판틀리는 해골의 재단, 또는 해골의 벽이란 뜻이라고 합니다. 신에게 바쳐진 제물의 해골들을 여러 개씩 장대에 꿰어 벽처럼 보이게 만든 것입니다. 아즈텍 문명에선 가로 말뚝에 꿰어 장대에 걸쳐놓았고, 마야 문명에선 수직 장벽에 꿰어놓곤 했습니다. 당시 남미 문명의 주요한 종교적 의례이기도 했으며, 이러한 희생 의례로 신들을 봉양해 자연 재해를 막고 풍작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답니다. 권력자들이 권력 유지를 위한 공포 조장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연구팀은 2015년 2월부터 발굴을 시작, 길이 25m, 너비 12~14m, 높이 4~5m의 촘판틀리를 발견했고 여기에 꿰어진 180여 개의 유골을 확보했고 이를 통해 본격적 연구가 가능해졌다고 하네요.
2016년 10월부터 2017년 6월까지 유골들을 일일이 분리해 분석한 결과, 75%가 약 20~35세 사이의 남자였으며 20%가 여자, 5%가 어린아이로 확인되었습니다. 어린아이까지 있다니 상당히 잔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부분의 희생자는 의식이 벌어질 당시 건강한 상태로 분석되며, 희생자의 성별과 연령대를 볼 때 전쟁 포로로 잡혀 온 다른 부족 전사가 주로 제물로 바쳐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출처 : 동아사이언스)
유골에 대한 동위원소 분석 결과는 희생자들의 출신 지역이 여러 곳으로 갈리지만, 일정 기간 동안 테노치티틀란에서 생활했음을 보여줍니다. 전쟁 포로로 끌려온 외지인을 바로 제물로 바치는 것이 아니라, 아즈텍 사회 안에서 일종의 문화적 통합 과정을 거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네요.
인간을 신에게 바치는 의례는 남미뿐 아니라 세계에 공통적으로 나타났던 현상이지만 아즈텍 문명의 경우 인신 공양이 특히 극단적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아즈텍 문명이 형태를 갖춘 약 200년 동안 어린 황제들이 재위했고, 이들이 권력 기반을 다지기 위해 이런 의식이 보다 심해졌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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