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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신비

튀르키예(터키) 반(Van) 호수의 괴물

 한 아마추어 작가가 튀르키예 동부의 반(Van) 호수에서 괴물로 추정되는 물체가 헤엄치는 장면을 비디오에 담았습니다. 이 비디오는 당시 반 대학의 조교였던 우날 코작(Ünal Kozak)이 1997년 6월 10일에 촬영한 것입니다. 그는 이 괴물이 3번에 걸쳐서 나타났고 이를 필름에 담았다고 말했습니다. 코작은 1,000명의 목격자의 증언을 모아서 반 호수의 괴물에 대한 책을 쓰기도 했습니다.

반 호수(Lake Van)의 괴물
반 호수(Lake Van)의 괴물


전설 속 괴물의 등장


 1995년에 처음으로 목격이 있었고 그해 11월 2일 데일리 텔레그래프(Daily Telegraph)에 기사가 실리면서 여러 목격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그 전에도 목격된 적이 있다고 합니다.

 당시 그 지역 주민들은 전설로 전해오던 반 골루 카나바리(Van Gölü Canavarı)가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튀르키예 말로 ‘반 호수의 괴물’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일본 번역서에서는 이 괴물의 이름을 자노(Jano)라고 언급하고 있으나 다른 자료에서는 특정된 이름이 표시되지는 않았습니다.

 밤이 되면 ‘우우~’하고 울부짖었다는 전설이 있으며 고래처럼 물을 내뿜기도 하고 물 위로 뛰어오르기도 했다고 합니다. 전설 속 모습으로는 고래를 닮아 수생 포유류로 추정되기도 합니다. 


 여러 목격담을 종합해보면, 이 괴물의 몸길이는 15m 정도(20m라는 이야기도 있음)이고 등에는 여러 개의 돌기가 돋아 있다고 합니다. 고대 해양파충류인 플레시오사우루스나 이크티오사우루스를 닮은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유명한 네스 호의 네시와 비슷합니다.

 목격자 중에는 지방 지사 대리도 있었는데 이 사람은 튀르키예 의회에 이 호수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괴물이 검정색이었고 등에 삼각형의 가시가 달려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마치 공룡처럼 보였다고 덧붙였습니다.


괴물이 산다는 반 호수


 반 호수(Lake Van)는 튀르키예 동부 아나톨리아 지방의 호수입니다. 아라라트 산 남쪽 해발 1,650m에 위치하고 있으며 둘레 430km, 면적 3,713㎢에 달하는 튀르키예 최대의 호수이기도 합니다.

 반 호수는 가장 긴 길이는 119km, 평균 깊이는 171m이고 기록된 최대 깊이는 451m입니다. 호수의 물은 강한 알칼리성이며 탄산나트륨과 기타 염분이 풍부합니다.

반 호수와 아크다마르 섬
반 호수와 아크다마르 섬

 반 호수는 염분이 많이 생물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곳으로 여겨졌지만 생각보다는 풍부한 식생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알려진 유일한 물고기는 몸길이 30cm 정도의 중형어류인 진주송어(Chalcalburnus tarichi)로 잉어과의 어류입니다. 이 호수에는 식물성 플랑크톤 103종과 동물성 플랑크톤 36종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또한 2012년에 물고기의 먹이가 되는 엔키트레우스(Enchytraeus)종의 벌레가 발견되었습니다.


전설과 기록


 이 괴물에 대한 가장 잘 알려진 목격 사례는 1995년과 1997년 사이에 나타났지만, 첫 번째 목격 사례는 1889년에 있었습니다. 2010년, 무려 121년 전 신문 기사에서 반 호수 괴물을 목격했다는 내용이 발견되었습니다. 1889년 4월 29일자 사데트 뉴스(Saadet News)라는 신문에 목격담이 실렸습니다. 당시 오스만 제국 시대에 이스탄불에서 발행되던 신문입니다.

1998년, 목격 사건의 일러스트
1998년, 목격 사건의 일러스트

 기사 내용을 보면, 타트반에서 아흘라트로 여행하는 3명의 남자 여행객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호수 근처에서 캠핑을 했고 호수 물로 손을 씻고 있었습니다. 그때 큰 생물이 물 속에 빠르게 나타나 그들을 공격했습니다. 그 괴물은 3명 중 한명의 다리를 붙잡아 호수로 끌어들이려고 했습니다. 다른 두명은 친구를 구하기 위해 캠프에서 불을 가져와 그 생물에게 불을 쏘았습니다. 불이 그 생물에게 닿자 그 생물은 비명을 지르며 사로잡힌 남자와 함께 호수 깊은 곳으로 도망가 버렸습니다. 이러한 보고에 따라 튀르키예 정부는 공식적인 과학 조사단을 호수로 파견했지만, 이 조사단은 이 괴물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아르메니아 연대기에는 아르메니아 신화에 나오는 물의 용 비샵(Vishap)에 대해 기록되어 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전사의 신인 바하그(Vahagn)가 반 호수에 뛰어들어 세상을 삼킬만큼 커진 비샵을 끌어냈다고 합니다. 학자 제임스 러셀(James Russell)은 이 전설이 신과 물 속 괴물의 싸움에 관한 우라르투 신화를 아르메니아에서 받아들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교회의 벽면 조각, 배 아래에 괴물이 보인다
교회의 벽면 조각

 반 호수 안에는 아크다마르(Akdamar)라는 큰 섬이 있습니다. 이 섬에는 915년에 지어진 교회가 있는데 교회의 외벽은 돌 조각으로 덮여 있습니다. 한 조각에서 배 아래에 바다 괴물과 같은 생물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이 조각은 전설의 호수 괴물을 묘사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조각이 정말로 레이크 반 몬스터를 언급한 것이라면, 천 년 이상 알려져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래 전 전설에서부터 시작된 반 호수의 괴물은 1889년의 첫 번째 목격과 1990년대를 지나 2015년에 마지막 목격이 있었습니다.


회의론과 비디오에 대한 비판


 1997년 우날 코작이 찍은 비디오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란이 있습니다. 이 비디오는 케임브리지(Cambridge) 대학에서 분석되기도 하였는데 분석 결과는 여러 자료에서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영상에서 부리를 봤다고 주장하고, 또 어떤 사람은 그것이 수영하는 코끼리에 불과하다고 주장합니다. 호수 근처에는 코끼리가 살지 않음에도 말입니다.

우날 코작의 비디오

 회의론자들은 호수의 깊은 물을 통해 쓸려가는 쓰레기 봉지 더미라고 주장합니다. 튀르키예 과학계는 이 동물의 정체와 기원을 설명할 수 없어 당황스러워 했습니다. 아타튀르크 대학교 생물학 교수인 오르한 에르만은 반 호수 괴물같은 생명체는 호수에서 살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앞서 살펴본 반 호수의 식생을 봤을 때도 객관적으로 그 정도 크기의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은 아닌 것으로 보여집니다.

 특히 코작의 비디오에서 괴물이 왜 한쪽으로만 움직이는지(마치 배에 실려 움직이는 것 같다는 주장), 물 속에서 휘어지지 않고 똑바로만 움직이는지 의문이 제기되었습니다. 심지어 호흡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이 아니라 공기 호스의 효과처럼 끊임없이 방출만 하는 이유에 대한 비판도 있습니다.

비디오를 촬영한 우날 코작
비디오를 촬영한 우날 코작

 코작의 비디오 하나로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영상에서 보이는 것은 통나무일수도 있고 나무가지일수도 있습니다. 비디오에서 보이는 길고 단단해 보이는 것은 이 거대 괴물의 지느러미라기 보다는 짧은 길이의 부목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물 가장자리 위에 있는 "눈"으로 보이는 것도 갈색 나무 표면의 옹이나 매듭일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이야기


 관광 수입을 목적으로 여행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속임수라는 주장과 코작이 책을 팔기 위해 벌인 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반 호수의 괴물은 1995~1997년 동안 튀르키예 전역의 목격담과 소문으로 인해 튀르키예 언론과 뉴스를 장악했습니다. 전 총리이자 시인인 불렌트 에제비트(Bülent Ecevit)는 "반 골뤼 카나바리"라는 제목의 시를 쓰기도 하였습니다. 반 호수에는 목격담을 바탕으로 만든 4m 높이의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최종업데이트 : 2024.12.24.]

참고자료 : 괴물딴지 미스터리 사전 스페셜(2007년, 유상현 저, 해냄, p46)
미지 동물 대백과(2015년, 학연교육출판 편저, 최윤영 역, 루덴스미디어, p116)
http://my.dreamwiz.com/neomega(폐쇄)
https://itsmth.fandom.com/wiki/Lake_Van_Monster
https://cryptidz.fandom.com/wiki/Lake_Van_Monster
https://en.wikipedia.org/wiki/Lake_Van_Mons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