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0년대 프랑스의 통치하에 있던 알제리에서는 끊임없는 독립운동이 일어나 자주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었습니다. 당시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 3세에게는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었습니다. 그런 그의 고민을 해결해 준 사람은 바로 마술사 로베르 우댕(Robert Houdin)이었습니다.
무력으로는 알제리의 독립 의지를 꺾을 수 없다고 판단한 황제는 독립운동을 막으라는 특명을 우댕에게 내렸습니다. 프랑스 최고의 마술사였던 로베르 우댕은 알제리 사람들 앞에서 마술쇼를 펼쳤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알제리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우댕은 마술의 내용에 정치적인 의도를 숨기고 무의식 중에 알제리인들의 독립의지를 약화시키는 방법을 이용했습니다. 토지의 80%가 사막인 알제리는 늘 물 부족에 시달렸는데 끊임없이 물이 나오는 물병 마술을 통해 프랑스가 물이 풍부한 나라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되었습니다.
술이 금지된 알제리에서는 과일 음료가 인기였는데 시든 나무에 싱싱한 과일이 열리는 마술을 통해 프랑스는 알제리인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내는 전지전능한 국가라고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알제리의 전통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도록 유도하였습니다. 이슬람 국가인 알제리의 여성들은 모두 얼굴을 베일로 감싸야 했는데 이는 못생긴 외모를 가리기 위한 것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각인시킴으로써 알제리 전통을 버리고 서구의 문화에 동화되도록 하였습니다.
로베르 우댕은 원래 프랑스 시골에 살던 시계 장인이었습니다. 어느 날 서점에서 새로운 시계를 만드는 책을 구입하였으나 점원의 실수로 마술 교재를 받아오게 되었습니다. 호기심에 마술 교재를 읽다가 점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시계를 만들다가 시간이 나면 길거리로 나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책에서 배운 마술을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 마술에 완전히 빠져든 우댕은 단순한 눈속임보다 더 멋진 마술을 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습니다.
내친김에 파리로 이사를 와서 극장을 구한 후 톱니바퀴, 철사, 용수철 등을 응용해 새로운 마술도구를 만들었습니다. 우댕의 마술을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극장으로 몰려들었고 프랑스 최고의 마술사로 등극하였습니다.
당시 우댕은 마술 공연을 할 때 파리의 신사들처럼 몸통이 아주 긴 모자와 꼬리 달린 상의를 입고 나왔다고 합니다. 이것이 전통이 되어 오늘날 마술사들도 종종 이런 의상을 입고 마술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프랑스에 대적할 생각을 할 수 없었던 알제리인들의 독립 의지는 나날이 약해져 갔습니다. 그러던 1856년의 어느 날, 알제리 독립운동가가 우댕에게 결투를 신청하였습니다. 알제리의 한 거리에서 벌어진 두 남자의 권총 결투가 벌어졌습니다. 독립운동가가 먼저 우댕을 향해 총을 발사하였는데 총알은 우댕의 입에 물려 있었습니다. 이후 우댕이 발사한 총알은 독립운동가를 스쳐 벽에 박혔는데 놀랍게도 벽에 박힌 총알에서 핏물이 흘러 내렸습니다.
그러나 이는 우댕이 몰래 독립운동가의 총알을 바꿔놓고, 자신의 입 안에 진짜 총알을 숨겼던 것입니다. 벽에 흐른 핏물도 사전에 준비한 것이었습니다. 알제리 사람들은 이 마술을 보고 넋을 잃었고 독립 운동 의지가 완전히 꺾여버린 알제리는 약 100년 후에 주권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참고자료 : 서프라이즈 인물편(2016년,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제작팀 저, MBC C&I, p52-55)
https://www.newsen.com/news_view.php?uid=20111218113844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