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노의 예수 수의 핏자국 절반은 가짜
기독교 신자들로부터 숭배받는 유물 중 하나인 토리노의 예수 수의 속에 있는 핏자국의 최소 절반은 가짜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7월 17일자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영국 리버풀 존무어스대학의 법의학자 마테오 보리니와 이탈리아 파비아대학의 화학자 루이지 가를라스켈리 박사 등이 법의학적 기법을 사용해 핏자국의 형성 과정을 재구성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합니다.
이탈리아 토리노 대성당에 보관된 수의는 가로 4.41m, 세로 1.13m 크기의 아마 재질의 천으로 십자가에 못박혀 숨진 예수의 시신을 감싸 예수의 형상과 혈흔이 남아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보리니 박사 등은 예수 수의 속 얼룩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여러가지 모양과 재질의 십자가를 준비한 뒤 해당 십자가에 T자형, Y자형 등 다양한 형태로 못박힌 인체 모형이 피를 흘리는 모습을 시뮬레이션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토리노 수의 속 핏자국의 절반 가량은 십자가에 못박히거나, 죽은 뒤 시신을 감쌀 경우 형성될 수 있는 얼룩의 위치와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들은 수의 속 몸통 부분과 팔뚝 부분의 핏자국은 팔을 45도 각도로 높이 든 채 못박힌 사람이 흘렸을 법한 혈흔과 일치하지만, 수의 속 손목과 요추 자리의 핏자국은 십자가에 못박히거나 사망 후 시신을 감싼 어느 경우에도 형성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그러면서 토리노 수의 속의 핏자국과 같은 양식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서서 피를 흘렸거나, 손가락 등을 사용해 인위적으로 일부 자국을 만들어낸 것으로 결론을 지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결과에서 한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십자가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상처부위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예수가 십자가형을 받을 때 몸의 다른 부위에는 상처가 없었는가 하는 점입니다.
그리고 십자가형을 받을 때 못을 박는 위치가 손바닥이냐 손목이냐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 손바닥에 못을 박고 매달면 체중을 견디지 못하고 손이 찢어지기 때문에 손목에 박았다는 것인데 결과에서 언급한 손목 핏자국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는 것 같네요.
사실 토리노 수의가 진위 논란에 휘말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여러 차례 의혹이 제기되었죠. 영국 옥스포드 대학은 1988년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 결과 토리노 수의가 예수 당대가 아닌 1260∼1390년에 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습니다. 수의가 보관 당시 화재로 인해 측정 결과가 왜곡되었다는 반론도 있었습니다.
2011년 이탈리아 문화재 복원 전문가인 루치아노 부소는 토리노 수의가 14세기 초 이탈리아 피렌체 출신의 거장인 지오토 디 본도네가 제작한 작품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2012년에는 이탈리아의 저명한 교회사학자인 안토니오 롬바티 교수가 중세 때 터키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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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9 - [신앙과 믿음] - 토리노의 수의는 진짜 예수의 수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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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7/17/0200000000AKR2018071716500010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