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스터리 인물편

신비의 연금술사, 세인트 저메인 백작

 

 소설 드라큘라(Dracula)는 아일랜드의 작가 브람 스토커(Bram Stoker)가 쓴 1897년작 소설로 주인공인 드라큘라 백작은 수백년이 지나도 죽지 않고 영생을 누리는 흡혈귀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 모티브는 중세시대의 유명한 연금술사인 세인트 저메인(생 제르맹) 백작(Saint Germain)이라고 합니다.

 그는 18세기 유럽을 중심으로 많은 곳에서 활동했다고 전해지는 인물입니다. 궁중인, 모험가, 협잡꾼, 발명가, 연금술사, 신비주의자, 음악가 등 다양한 직업으로 소개되고 있으며 신비학 가운데 특히 접신론과 관련된 이야기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세인트 저메인 백작세인트 저메인 백작(출처 : Wikimedia Commons)

 영국 왕실 기록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세인트 저메인 백작은 1670년에는 왕의 조언가이자 보석 세공가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1774년 프랑스의 왕실 기록에서는 루이 15세의 충복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1784년 독일에서는 저메인 백작의 불로장생을 시기한 독일 왕이 지금 죽지 않으면 처형을 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왕 앞에서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저메인 백작이 죽은 줄만 알았던 독일 왕은 이듬해 스페인을 방문했을 때 스페인 국왕의 조언자가 된 저메인을 발견하고 경악했습니다. 영국의 프리메이슨 그룹고의 만남을 마지막으로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추었던 백작은 1821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유럽 정상 모임에 전혀 늙지 않은 모습으로 참석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1930년에는 신지학 협회의 애니 베산트가 미국 플로리다행 여객선 갑판에서 자신을 저메인 백작이라고 소개하며 작은 다이아몬드를 준 정체불명의 신사를 만났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저메인 백작은 13,000년 전 고대 아틀란티스에서 전수받은 연금술법으로 세계를 돌아다니며 쇠를 금으로 만들어 보이면서 왕의 측근이 되었다고 합니다. 실제 기록에서 보면 그는 영국과 프랑스, 터키, 스페인,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 중세 역사에서 약 250년간에 걸쳐 등장하고 있습니다.

 1670년대에는 그가 흡혈귀라는 소문이 떠돌기도 했는데 당시 그는 독일에서 백작 작위를 받고 왕에게 하사받은 성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괴소문은 그와 함께 살던 한 여인 때문이었는데 그녀는 백작이 구해다 준 피로 밤마다 목욕을 하면서 젊음을 유지한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연금술사연금술사(출처 : Flickr.com)

 1989년 영화 인디아나 존스3에 등장하는 내용 중 성배로 물을 마시면 영원히 죽지 않는다는 구상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저메인 백작의 이야기에서 착안한 것이라고 합니다. 중세시대 왕들에게 패션과 헤어스타일부터 나라를 다스리는 법과 같은 지식을 전수해 주었다고 알려진 저메인 백작.

 저메인 백작이 우연한 기회에 프랑스 왕 루이15세리 만났고 그와 친분관계를 형성하게 되자 루이 15세의 신하였던 쇼와즈르 공작은 그를 싫어해 그를 흠집내기 위한 꾀를 부렸다고 합니다. 그는 사람을 고용해 저메인의 모습을 변장을 시킨 후 살롱에 드나들게 하여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떠벌리게 했습니다. 알렉산더 대왕과 술잔을 주가받은 사이라는 둥, 예스그리스도와 친분이 있다는 등의 이야기였습니다.

 그의 행동은 즉시 폭로되어 정체가 밝혀졌지만 저메인의 명성을 깍아내리기는 커녕 오히려 명성을 드높이게 되었습니다. 이때 신비적인 이야기들이 더해지면서 믿을 수 없는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입니다.

 1766년 프로이센의 왕 프리드리히 2세의 비호를 받지만 이듬해 헤센의 영주 아래에 몸을 의지하게 되었고 친분이 있던 헤센의 영주는 그가 1784년 2월 이곳에서 죽음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참고자료 : 괴물딴지 미스터리 사전 스페셜(2007년, 유상현 저, 해냄, p342-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