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유령로켓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6~1948년까지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중심으로 또하나의 기현상이 발생했다. 지구 대기권으로 타 들어오면서 밝은 빛을 발하는 유성처럼 괴비행체의 후미에는 불꽃을 내뿜는 꼬리를 달고 있었다. 그래서 그것을 유령로켓(Ghost Rocket)이라 불렀다. 유령로켓은 특히 스웨덴 상공에 자주 출현하였다. 한번 나타나서는 한참을 배회하다가 유유히 사라지곤 하였는데 1946년에만 무려 1천여회 이상이나 보고되었다.
세계대전이라는 살육전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러한 괴비행체의 출몰은 인간을 살상하려는 폭격기라는 공포심으로 이어졌다. 수시로 출몰하는 유령로켓으로 인해 온갖 유언비어를 낳고 국민들은 히스테리 증세까지 보였으며 사회가 불안정하였다.
(1946년, 스웨덴 Guldsmedshyttan - 출처 : noufors.com)
이처럼 사태가 심각해지자 스웨덴 군 참모본부는 미국과 영국에 유령 로켓의 실체를 밝혀주 것을 긴급히 요청했다. 미국은 공군의 정보 전문가이자 장거리 폭격 전문가인 제임스 둘리틀 장군과 공중 병기 전문가인 데이비드 사노프 장군을 급파했다. 조사결과 그 물체들이 결코 가공의 산물이거나 기상학적인 현상이 아니라 미사일이 확실하다는 것이었다.
영국의 런던 데일리 메일지는 스웨덴과 덴마크에 특파원을 파견했다. 특파원은 유령로켓들이 공통적으로 시가형이며, 꼬리에서 오렌지 또는 녹색의 불꽃을 뿜어대고 있었고, 대략 300~1,000m높이에서 비행기와 비슷한 속도로 날아다니며, 가끔 낮은 소리로 붕붕거리는 외에는 거의 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전해왔다.
한편 영국 정부에서도 스웨덴에 레이더 전문가를 보냈다. 당시 영국 공군 참모본부 정보책임자 리차드 존스 교수는 조사결과를 검토한 다음 대부분의 물체들이 대낮에도 관측되는 대기권 진입 초기의 매우 밝은 유성들이라고 결론지었다. 그에 의하면 전세계적인 냉전분위기 속에서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진 많은 사람들의 착각으로 일어난 일이라는 것이었다.
유럽 다른 나라의 정보기관들에서는 혹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개발한 신종 V형 로켓을 참전국 중 어느 한 나라에서 실험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었다. 세계 대전 이후 독일을 빠져나간 다수의 물리학자와 공학자들이 유럽 어느 국가의 비밀 실험실에 체류하면서 극비리에 연구를 추진한 끝에 신무기를 개발했으며 그것이 유령로켓이라는 것이었다. 소련 접경지대에서 유령 로켓의 출몰이 가장 많았던 스웨덴은 소련을 의심했다. 이에 소련은 소비에트 뉴타임즈 지를 통해 사실무근이라며 이를 부인하는 공식적 성명을 발표했다. 게다가 영국의 존스 교수는 소련의 당시 기술 수준으로는 먼 도달거리의 로켓을 만들 수 없다고 밝혀 소련측 주장을 옹호하였다.
그리스 정부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그리스 수상이었던 트살다리스는 1946년 9월 5일 인터뷰에서 그 해 9월 1일 마케도니아와 살로니카 상공에서 유령로켓이 목격됐다고 발표했다. 당시 전문 요원으로 구성된 탐사단을 이끌고 유령 로켓 사건을 심층 조사하던 폴 산토리니(Paul Santorini) 교수는 이 유령 로켓이 진짜 로켓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내는 선에서 그쳤다. 정부가 조사의 진척을 중지시켰던 것이다. 이런 결정은 다른 나라와 공동으로 취해진 조처였다. 산토리니 교수는 1967년에 우주운항협회에서 유령로켓은 분명히 UFO였으며, 강대국들이 UFO의 존재를 시인하지 않고 비밀로 부치는 이유는 각국의 정부가 외계의 지적 생명체에 대해 어떠한 대항이나 저항도 할 수 없는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참고자료 : UFO신드롬 (1995년, 맹성렬, 넥서스, 32-33)
50년전 지구에 온 외계인(1997년, 송은영, 새날, 1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