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문명과 외계문명, 에리히 폰 대니켄
에리히 폰 대니켄(Erich von Daniken)은 1935년 4월 14일 생으로 스위스 쪼핑엔(Zofingen)에서 태어났다. 그는 엄격한 가톨릭계 김나지움(Gymnasium : 독일의 인문계 중등학교 과정)을 다녔다. 하지만 그는 김나지움에서 성경공부를 할 때부터 전통적인 성경 해석에 의문을 품고 성경에 서술된 신이 사실은 "외계에서 온 비행사"일 수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예를 들어 신이 "불길에 휩싸여 내려왔다"는 성경 대목이 우주선이 지구에 착륙하는 장면을 묘사한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 때부터 그는 고고학, 미래학, 우주비행학 그리고 특히 종교철학에 관심을 보였으며 전자공학, 분자생물학, 돌연변이 현상의 연구에 몰두하게 된다.
생 미셀(St-Michel) 대학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학창시절 이미 고대 성서에 대한 연구에 시간의 대부분을 보냈다. 그는 학교를 졸업한 뒤 호텔 종업원, 웨이터, 스프 공장 직원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느라 연구 성과를 내보이지 못했다. 그러다가 1960년대 중반 호텔 경영인이 되면서부터 시간적인 여유를 갖게 된다. 마침내 1968년 그의 첫 번째 작품인 "미래의 기억(영어판 제목은 신들의 전차)"를 출판하게 되는데 이 책은 단번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전세계적으로 번역되어 6천만부라는 놀라운 판매고를 기록하였다. 그 뒤로 현재까지 인류 문명의 기원을 외계인과 연관짓는 일관된 연구에 매진하고 있으며 그가 출간한 수십권의 책과 사진첩, 영상물은 한결같이 독자들로부터 엄청난 호응을 얻고 있다.
사실 그의 이론은 현재까지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던 모든 지식의 토대를 깡그리 뒤집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과격하게 보일 정도이다. 그래서 수많은 고고학자, 생물학자, 물리학자들은 대니켄의 이론이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완전히 무시하거나 그의 이론이 순진한 아마추어의 수준에 불과하다고 일축하고 있다. 대니켄의 책을 한권이라도 읽어 본 사람이라면 전문가들의 이런 냉담한 반응도 무리가 아니라는 것을 쉽게 집작할 수 있다. 그를 인정한다는 것은 기존의 학문적 틀을 전면 부인한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벨상 수상자인 프란시스 크리크(Francis Crick), 우주 물리학자인 프레드 홀리 경(Sir Fred Hoyle) 등 명망있는 학자들 가운데에는 그의 연구에 긍정적인 관심을 보이는 학자들도 있다.
다음은 그의 한 저서에 실린 대니켄의 이론을 인용한 것이다.
나의 이론은 과거 수천 년 전 언젠가 지구에 외계인들이 착륙했다고 하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결국 필자가 추구하는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것이 단순한 가정이 아니라 사실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외계인과 외계인이 타고 왔던 우주선을 처음 본 우리의 선조들은 지금 눈앞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과학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그들로서는 어찌 우주선같은 것을 이해할 수 있었겠는가? 오늘날 우리는 "신들"이라는 존재가 결코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당시 인간들의 소박한 이성으로는 외계인들의 존재가 바로 "신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외계인들은 우선 인간이라는 종족을 연구했다. 오늘날의 인종학자들이 새로운 종족을 발견하게 되면 제일 먼저 그 종족의 정체를 밝히는 작업을 하듯이 말이다. 그런 다음 외계인들은 지구의 몇몇 곳에서 인간들에게 문명을 일으키는 방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 때 인간과 "신들" 사이의 언어적인 문제는 어떻게 해결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우리 문명도 생판 모르는 언어를 대하면 손쉽게 분석하고 배우는데, 하물며 고도로 문명화된 외계인들이 인간의 단순한 언어를 배우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만약 그게 아니었다면 외계인들이 호모 사피엔스의 첫 조상들에게 언어를 가르쳤을 것이라는 추측도 쉽게 해볼 수 있다.
그런데 외계인들간에 불화가 생겨 반란이 일어났다. 반란을 일으킨 자들은 고향 땅의 법률을 지키지 않았고, 우주선의 명령에도 따르지 않았다. 그들은 인간의 아리따운 처녀들과 관계를 가졌고, 그 결과 돌연변이가 생기기 시작했다. 엄청나게 큰 몸집의 괴물이었던 고대의 거인족 티탄(Titan)도 모두 이러한 돌연변이의 소생이었다. 다른 한편 외계인 가운데 또 다른 부류는 직접적인 유전자 조작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생물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반인반마 켄타우로스 같은 혼합형의 존재가 그 산물이었다. 이렇게 해서 당시에 프랑켄슈타인의 공포 영화에나 나올법한 기괴한 형태의 괴물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처럼 반란을 일으킨 일부 외계인들로 인해 세상이 시끄러워지자 "선한" 외계인들은 모선을 타고 지구를 떠나갔다. 물론 이들은 다시 돌아온다는 약속을 빠뜨리지 않았다.
지상에 남은 그 밖의 외계인들은 서로 다투기 시작했다. 모선이 떠났다고는 하지만 그들에겐 아직 고도의 기계들과 과학기술에 대한 지식이 남아 있었다. 가령, 그들은 철강을 생산하는 방법과 여러 금속을 섞는 기술을 알고 있었을 뿐 아니라 무시무시한 무기와 로봇을 만드는 방법도 알고 있었다. 또한 열기구를 타고 하늘을 날았고, 태양 에너지를 이용할 줄도 알았다. 이제 지상에 거주하게 된 신들은 아이를 낳았고, 당연히 자신의 아이들에게 과학기술에 대한 지식을 가르쳐 주었다. 신들의 후손은 지상을 여러 지방으로 나누어 통치했다. 어떤 때는 한 사람이 통치하기도 했고 어떤 때는 한 가족이 다스리기도 했다. 그들은 신하와 백성들을 일만하는 짐승처럼 양식을 조달하는 벌레처럼, 쓸 만한 바보처럼 학대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고, 인간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사람들을 뽑아 신들의 대리자, 즉 왕으로 삼아 인간을 다스리게 했다. 대부분의 신들은 신하를 감시하는 데 아주 열심이었다. 그래서 "나 외에 어떤 다른 신도 섬기지 말라"는 것이 신들이 내건 첫 계율들 중의 하나였다. 그리고 전쟁이 발발하면 신들은 종종 무시무시한 무기를 사용해서 자신을 섬기는 인간들을 도왔다. 신들의 아들들과 몇세대 아래의 후손들도 가끔 서로 갈라져 싸움을 벌이곤 했다.
그는 자신의 수십권의 저서에서 일관된 주장을 하고 있다. 대니켄은 나스카 문양이나 모아이같은 고대문명이 외계인의 작품 혹은 외계인과 관련된 것이라 믿고 있다. 또한 그리스 신화 등에서 보여지는 "신들"은 사실은 "외계인들"을 뜻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신화는 단지 공상의 산물이 아니라 사실의 기록이며 신화의 내용으로 보아 그런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는 '신'은 '외계인'밖에 없다고 한다. 그의 이런 주장은 고대에 외계인들이 지구에 와서 인간을 지배하고 인류의 진화과정에 직접 개입했을 뿐 아니라 인류 문명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고대 외계 문명설(Ancient Astronaut Theory)로 발전되었다.
대니켄의 책을 보면 그 내용이 하나의 논점을 향해가지 못하고 여러 가지 내용을 끌어들이기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게다가 그는 이런 방식도 저런 방식도 그 문제를 설명할 수 없으므로 마지막 남은 가능성, 외계문명의 흔적이라고 막연하게 주장하고 있는데 이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그는 나스카의 수수께끼를 다루면서 지금까지 제시된 모든 가설을 하나하나 설명하며 그 불합리성을 입증한다. 그리고는 마지막에 가서 "나스카는 외계인의 활주로이다"라는 식으로 끝내 버린다. 그는 '고대의 우주 비행사'를 먼저 가정하고 나머지 모든 자료를 전부 그것에 짜 맞추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대니켄의 주장과 그의 진실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찬반 논란이 있다. 하지만 그가 자기 주장의 증거로 내세우는 미스터리들은 분명히 현대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문제들이다. 그가 발견해 낸 의문점들은 연구해볼 가치가 충분한 것들이다. 우리는 그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1975년 볼리비아나 대학은 그에게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했으며 페루 정부는 나스카와 이카의 명예 시민 자격을 부여하기도 했다. 그의 연구를 학문적인 토대 위에서 토론하려는 움직임과 함께 "고대의 외계 지능체 탐사학(Palao-SETI)"이 생겨났고 대니켄에 대한 학계와 일반인들의 관심은 <고고학, 우주비행학 그리고 세티협회(AAS)>라는 국제적인 연구 단체의 성립을 가져오기도 했다.
참고 자료 : 제우스의 이름으로(2001년, 에리히 폰 대니켄 저, 박종대 역, 백의)
나스카의 수수께끼 - 신들의 출현(2001년, 에리히 폰 대니켄 저, 이영희 역, 삼진기획)
http://rathinker.co.kr/skeptic/vondanik.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