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색의 하늘 커튼, 오로라(Aurora)
밤하늘에 형형색색으로 아름답게 새겨진 커튼 모양의 오로라. 오로라(Aurora)는 '새벽'이란 뜻의 라틴어인데 1621년 프랑스의 과학자 피에르 가센디가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여명의 신 아우로라(Aurora, 그리스신화에서는 에로스)에서 이름 붙였다. 북반구에서는 노던 라이트(Northern Light)라고도 하며, 극광(極光)이라고도 하고 동양에는 적기(赤氣)라고도 한다.
오로라는 위도 60~80도의 고위도 지역에서 많이 나타나며 이 지역을 오로라대(Aurora Oval)라고 한다. 오로라대는 시베리아 북부 연안, 알래스카 중부 등인데 오로라가 가장 잘 나타나는 곳은 지구 자기의 북극을 중심으로 반지름 약 20~25도 부근의 계란형 지역이다. 태양의 활동에 따라 그 크기는 변한다.
(이미지출처 : Pixabay)
우리나라와 같은 중위도 지방에서도 확률적으로 1년에 하루 정도는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2003년 10월 30일 새벽, 사상 유례없는 태양 자기폭풍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오로라가 관측되었다. 삼국사기, 삼국유사, 고려사 등의 고문헌에 의하면 기원전 1세기인 고구려 동명성왕 때부터 18세기 중반까지 700여 차례 오로라 관측 기록이 나온다.
그린란드 원주민들은 오로라를 '공놀이'라고 한다. 오로라를 보고서 휘파람을 불면 오로라가 가까이 오고 개처럼 마구 짖으면 오로라가 사라진다는 전설이 있다. 오로라가 공처럼 굴러왔다가 이리저리 튕겨나가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오로라를 자주 목격하는 알래스카의 에스키모들은 오로라를 불길한 징조로 여겨 외출할 때 무기를 가지고 나갔다고 한다. 뉴질랜드에서도 가끔 오로라가 관측되는데 원주민인 마오리족은 오로라를 '하늘이 온통 불타고 있다'는 뜻의 '타후 누이 아 랑기'라고 불렀다.
오로라는 태양에서 방출된 전자나 양성자가 날아와 지구 대기 중의 산소나 질소 등의 입자와 부딪쳐 빛을 내는 현상인데 일종의 방전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태양풍(solar wind)에 들어있는 대전 입자(플라즈마, 전기를 띤 입자)가 지구 자기장(磁氣場, magnetic field)에 끌려 들어오면서 극지 상공에서 공기 중의 질소나 산소 분자와 충돌하며 전자가 떨어지고 이온이 발생되는데 이러한 이온들이 다양한 복사에너지를 방출하며 빛을 낸다.
이때 부딪히는 공기의 구성성분에 따라 여러가지 빛을 내게 된다. 질소는 보라색을 내며 산소는 붉은색과 녹색을 띄게 된다. 녹색이나 황록색이 가장 많이 관측되며 붉은색, 황색, 오렌지색, 푸른색, 보라색, 흰색 등으로 나타난다. 오로라에는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뿐만 아니라 자외선, 적외선, 전파 등의 전자기파가 들어 있다.
오로라는 태양풍이 세고 태양풍의 방향이 지구 자기장 방향과 같으면 뚜렷해지고 반대이면 약해진다. 오로라는 대부분 지상 90~150km 정도의 하늘에 생기며 가끔은 보름달보다 밝은 오로라도 나타난다.
오로라는 빛을 발하는 커튼, 호, 띠, 천조각같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자기 천장의 극쪽 하늘은 대부분 초록색을 띄고, 오로라 호의 끝 부분은 주로 접혀 있다. 때로는 붉은색으로 하부 가장자리가 휘장과 같은 주름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모양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보는 사람의 위치와 시간의 흐름이 따라 시시각각 변화한다.
오로라는 극지의 여러 현상 가운데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신비하다. 오로라는 8월말~4월까지 볼 수 있는데 관광을 하기에는 9~11월 정도가 가장 적합하다. 너무 이르면 백야현상이 있고 너무 늦으면 한겨울의 추위 때문에 관광이 힘들다. 특히 맑고 캄캄한 밤하늘에서 가장 잘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