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도심 가스 분출 1년 넘게 '활활'
포항 도심 공원 땅 속에서 천연가스가 분출되면서 시작된 불길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포항시 남구 대잠동 성모병원 앞 공원에서는 아직도 불길이 1-2m 높이로 치솟고 있습니다. 2017년 3월 8일, 폐철도부지(효자역 - 구 포항역 사이 길이 4.3km) 도시 숲 공원 조성 현장에서 지하수를 개발하기 위해 천공기를 이용해 지하 200m가량 시추하던 중 폭발과 함께 화염이 발생하였습니다.
분석 결과 지하에 매장된 메탄가스가 천공기의 불꽃과 만나 불이 붙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신생대 3기층인 포항지역은 1500만 년 전에는 깊은 바다였던 곳으로 바다생물과 각종 유기물이 진흙과 함께 퇴적돼 있다 분해되면서 자연적으로 메탄가스가 생성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천연가스 분출 지점 화염)
전문가들은 당초 천연가스의 매장량이 얼마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불길이 한두 달 안에 꺼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제성 있는 가스는 지하 1km가 넘는 지점에 매장되어 있는데다 폭발 당시의 위력도 약해 경제성이 없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습니다. 하지만 이 예상은 빗나갔고 4개월째 되던 시점에서 정밀조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포항시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가스공사와 협약식을 갖고 공원 부지의 정확한 지층 구조와 가스 매장량을 정밀히 조사하기로 하였는데요, 전체 조사기간은 1년 정도, 비용은 10억원으로 예상하였습니다.
조사는 탄성파 방식과 시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탄성파 조사는 지질탐사 첨단 장비를 활용해 가스분출 지점에서 수평으로 1.1km 구간에 20m 간격으로 센서를 심고 수직으로 탄성파(진동)를 가해 되돌아오는 반사파를 분석해 지층구조를 파악합니다. 땅 밑을 뚫는 시추 조사는 불길이 치솟는 인근 지점에 시추해 지하 암석을 끌어 올려 성분을 분석하고, 만들어진 구멍에는 전자파를 쏜 뒤 이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진행됩니다.
탄성파 조사와 시추 조사를 통해 나온 결과를 분석해 올해 6월쯤에는 대략적인 매장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9월에는 최종결과를 발표할 방침입니다.
(안전 펜스를 설치한 모습)
포항시는 이와 별도로 가스분출 현장을 보존한 상태에서 방화유리 등 안전시설을 설치한 뒤 불의 공원으로 조성해 관광 자원화 하기로 결정하였고 현재는 공원이 완공된 상태입니다. 또 불이 붙은 원인과 포항 지질·자원을 소개하는 안내판을 사진 자료와 함께 설치해 현장학습과 스토리텔링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하네요.
가스안전공사는 처음 보름동안 330t에 가까운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1년으로 계산하면 어림잡아 7천t이 넘습니다. 주택용 천연가스요금으로 환산하면 60억 원이 넘는 양이라고 합니다.
(조성된 공원 모습)
한편, 포항에서는 천연가스가 분출된 사례가 종종 있었습니다. 1988년에 포항시 북구 흥해읍 성곡리 단독주택 마당에서 천연가스가 분출되었습니다. 지하수를 얻으려고 땅을 뚫던 집주인이 탄산수처럼 올라오는 물을 이상하게 여겨 조사를 의뢰하였고 천연가스로 밝혀졌다고 하네요. 집 주인은 수도꼭지처럼 밸브를 설치하고 가스버너에 연결해서 동네 사람들과 가마솥에 요리를 해 먹기도 했습니다. 2006년에는 아예 가스보일러에 연결해 난방에 사용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당시 전문기관 조사 결과 주변지역 지하수에 광범위하게 천연가스가 섞여 있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2016년에도 포항 앞바다에서 상당한 양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나와 이슈가 되었습니다. 경북도와 한국석유공사는 포항 앞바다에서 50㎞ 떨어진 지점에 3,600만 톤의 천연가스가 묻힌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밖에 양학동을 비롯하여 여러 곳에서 지하수를 개발하는 과정에 가스가 분출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 관련 기사 보기 :
한국일보 http://www.hankookilbo.com/v/9f19ce3651c14d75b9967c2b57cf970d
노컷뉴스 http://www.nocutnews.co.kr/news/4935351#csidx91d3b9cb51ed462969e413700c4e793
채널A http://www.ichannela.com/news/main/news_detailPage.do?publishId=000000082994
연합뉴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7/19/0200000000AKR2017071915230005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