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항공기 실종사건 영구 미제로... 수색 종료
말레이시아 당국이 세계 항공사의 최대 미스터리로 꼽히는 MH370 실종 사건에 대한 수색 작업을 4년여 만에 종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말레이시아 교통부는 MH370편의 동체와 블랙박스를 찾기 위한 수색을 오는 5월 29일을 끝으로 종료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2014년 3월 8일, 239명(승무원 12명 포함)을 태운 MH370편은 쿠알라룸푸르를 떠나 베이징으로 향하던 도중 40여분만에 통신 두절과 함께 실종되었습니다. 항로에서 완전히 벗어난 인도양 니코바르 군도(群島)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레이더에 포착된 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당시 항로가 기록된 1시간 41분 동안 일체의 구조 요청도 없었고, 추락 직전 혼란에 빠진 승객들이 흔히 보이는 메시지 송신 시도도 전혀 없어 단서를 찾기 힘든 탓에 수색 작업에 진척이 없었습니다.
(실종 전 MH370 비행 모습 - 출처 : Wikimedia Commons, ⓒ Laurent ERRERA at flickr)
말레이시아·호주·중국 등이 이후 3년간 위성과 레이더의 온갖 데이터를 토대로 공동 수색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인도양 서부 해안 지역에서 일부 잔해가 발견된 것을 제외하곤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2017년 1월 수색작업을 중단했습니다.
유가족의 끈질긴 수색 재개 청원 끝에 말레이시아 당국은 미국 해양탐사업체 오션인피니티와 계약을 맺고 인도양에 탐사선을 파견해 2018년 초부터 하루 1천300㎢ 달하는 면적을 조사해 왔습니다.
오션인피니티가 자비로 수색을 진행하되 실종기가 발견될 경우 최대 7천만 달러(약 750억원)의 보상금을 받는 조건이었습니다. 그러나 오션인피니티 역시 수색대상 구역 2만5000㎢와 주변 지역을 모두 수색했지만 항공기의 흔적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말레이시아 교통부 앤서니 로크 장관은 “지난 4월, 구역에 대한 수색이 완료됐고 업체측의 요청에 따라 이달 29일까지 수색기간을 연장했다”며 “추가연장은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말했습니다.
(오션 인피니티의 탐색선 ‘시베드 콘스트럭터’호 - 출처 : 뉴시스)
이는 지난 9일 총선으로 총리에 오른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신임 총리 내각의 재정지출 억제 정책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모하마드 총리는 나집 라작 전 총리의 방만한 국가재정 운영을 문제 삼았기 때문입니다.
수색이 전면 중단되면서 MH370 실종 사건은 영원한 미제로 남게 되었는데요, 추락 원인도 분명치 않습니다. 화재 또는 급격한 감압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사고 당시인 2014년에 조종사의 자살비행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동료와 지인들은 범죄를 저지를 이유가 없다며 반박했고, 말레이시아 조사당국 역시 샤 기장에게서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최근(5월 13일) 호주 방송 채널9의 탐사프로그램 '60분'은 항공전문가들의 견해를 빌어, 이 여객기가 기장 자하리 아흐마드 샤가 계획한 범죄행위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발적 사건이 아닌 샤 기장이 의도적으로 승객을 죽음으로 몰고 간 뒤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캐나다의 항공사고 조사관 래리 밴스는 이 방송에서 "샤 기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며 "불행하게도 탑승한 모든 사람을 죽였고, 이는 고의적인 행동이었다"고 말했습니다.
(MH370 확인된 항로 - 출처 : 조선일보)
조종사이자 교관인 사이먼 하디는 사고 당시 레이더에 포착됐던 MH370편의 비행노선을 재구성, 샤 기장이 말레이시아와 태국의 경계를 따라 비행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탐지를 피하려고 각국의 영공을 넘나들며 비행했기 때문에 군이 다가가거나 무전을 수신하지 못했다는 설명입니다.
하디는 또한 샤 기장이 자신의 고향인 페낭 위를 지날 때 방향을 틀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샤 기장이 고향에 마지막 작별인사를 전했을 수도 있다며 의구심을 표명했습니다.
두 전문가는 여객기가 마지막까지 누군가의 통제하에 있었다는 데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샤 기장이 애초 계획보다 115마일(약 185㎞)을 더 비행했으며, 이는 이후 진행된 수색구역에서 더 멀리 떨어지도록 하기 위한 의도일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이 역시 가설일 뿐이지만 또 다른 항공 분석가 헨리 하트벨트는 14일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조종사가 고의로 했고, 항공 역사상 가장 극악한 행동을 했다는 점에서 매우 설득력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 관련 기사 보기 :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23/2018052303241.html
뉴시스 http://www.newsis.com/view/?id=NISX20180523_0000316550
연합뉴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5/15/0200000000AKR2018051514130000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