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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조직] 보헤미안 그로브(보헤미안 클럽)는 단순한 사교모임인가?

[비밀조직] 보헤미안 그로브는 단순한 사교모임인가? (Bohemian Grove, Bohemian Club)

 매년 7월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노마 카운티의 드넓은 숲에서 140년 전통의 비밀결사 조직이 모여 독특한 집회와 휴가를 보냅니다. 이 집회는 ‘보헤미안 그로브(Bohemian Grove)’라고 불립니다. 1872년 창설된 이 모임은 보헤미안 클럽(Bohemian Club)이라고도 하며 조직의 특성상 모임의 존재나 참석자, 행사 내용 등이 외부로 공개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보헤미안 그로브, Bohemian Grove보헤미안 그로브(출처 : Wikimedia Commons)

 1878년 모임의 창설자 중 한명이었던 연극인 헨리 에드워즈가 본거지를 캘리포니아에서 뉴욕으로 옮기게 되면서 1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환송회를 열었습니다. 이때부터 세계에서 가장 명성있는 캠프로 꼽히는 여름 캠프 전통이 생겼다고 합니다. 당시 환송회에 예술인들뿐만 아니라 정치와 경제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것을 계기로 미국 최고 엘리트층의 사교모임으로 정착되었습니다.

 보헤미안 클럽은 남성으로만 이루어진 폐쇄적인 사교모임입니다. 회원들은 보호스(Bohos) 또는 그로버스(Grovers)라고 불립니다. 예술가들이 주축으로 결성되어 보헤미안 클럽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며 샌프란시스코의 저널리스트들이 주축으로 창설되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비밀조직인 프리메이슨, 일루미나티, 템플기사단 등과 연관되어 있다고도 하며 이 조직의 회원들이 보헤미안 그로브 집회에 참가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회원들을 미국의 고위 정치인, 언론인, 군인, 금융가 등 사회를 이끄는 엘리트 지도자들로 약 2,300명으로 추산됩니다. 1923년 이후 공화당 출신 미국 대통령들은 모두 이 클럽 회원이었다고 하며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콜린 파월 전 미국방장관, 딕 체니 부통령, 재계 인사인 맬컴 포브스 등도 회원이었다고 합니다.

 이 모임의 상징은 부엉이입니다. 부엉이는 고대 이집트에서 지혜의 상징이었습니다. 로마 신화에서는 미네르바와 항상 함께 다니는 지혜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부엉이는 어둠 속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어둠을 밝히는 존재, 어리석인 자를 계몽하는 존재라는 의미가 있다고도 합니다. 이 모임은 부엉이를 숭배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보헤미안 그로브의 집회장소에도 12m에 달하는 부엉이 상이 우뚝 솟아 있다고 합니다.

 회원들은 7월에 3주 동안 철통같은 보안 속에서 집회를 엽니다.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북쪽으로 75마일 떨어진 곳에 클럽이 소유한 보헤미안 그로브에서 집회가 열립니다. 1893년부터 이곳에서 집회를 열어왔는데 1899년부터 1,100ha에 이르는 이 삼림지대를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보헤미안 그로브 집회보헤미안 그로브 집회(출처 : collective-evolution.com)

 이 캠프에는 회원의 가족이나 친구들도 손님 자격으로 참석할 수 있지만 오후 9시 또는 10시가 되면 모두 이 곳을 떠나야 합니다. 참석한 회원들은 부엉이 조각상 앞에서 입촌식에 해당하는 화형식과 몇몇 의식을 치르고 야영지 단위로 현안을 토론하거나 예술품을 평가하는 호숫가의 대화(lakeside talk)를 열고 술과 음식을 먹으며 파티를 즐긴다고 합니다.

 보헤미안 그로브는 이 모임이 비즈니스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실제로 인맥형성은 물론 주요 정책 결정 등이 이루어지는 비밀회의가 진행됩니다. 이 모임에서 최초로 원자폭탄을 만드는 ‘맨해튼 프로젝트’와 1942년에 세계 최초의 원자폭탄 투하 계획이 세워졌습니다. 차기 대통령 후보 등이 논의되기도 하는데 1967년 리처드 닉슨과 로널드 레이건 중 누가 후보에 출마할지 결정되기도 했습니다.

 비밀회의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문제는 이러한 건전한 의식 외에도 수상한 여러 가지 의식을 행한다는 점입니다. 이 집회는 백년 넘게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 7월 15일에 미국 텍사스의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인 알렉스 존스(Alex Jones)는 이 비밀스런 집회에 잠입하여 영상을 찍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이 내용을 폭로했습니다.

 이 영상을 보면 거대한 부엉이 석상 주위에 둘러선 사제들이 부엉이에게 신하로서의 예를 표하는 의식을 진행합니다. 자연 숭배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우상 숭배에 해당하기 때문에 기독교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의식의 하이라이트는 ‘근심의 화장(The Cremation of Care)’인데 두건을 쓴 사제들이 거대한 부엉이 석상 앞에서 관을 연상케 하는 물건을 태우는 의식입니다. 의식이 한참 진행되다가 사람들의 환호 속에서 불이 떨어지고 그 불길 속에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닫습니다.

보헤미안 그로브, 아이를 묶어 데려가는 모습아이를 묶어 데려가는 모습, 1909년(출처 : Wikimedia Commons)

 이 영상을 확인한 사람들은 어린이로 보이는 물체의 실루엣이 보인다고 주장합니다. 의식에서 소각한 것이 인형인지 실제 어린아이인지 단지 화장하는 흉내만 낸 것인지는 논란이 있습니다. 20세기 초반에 찍힌 모임의 사진을 보면 흑인으로 보이는 아이를 묶어서 어디론가 데려가는 장면이 있는데 구체적인 수준을 알 수 없지만 어린이를 해치는 의식이 진행되었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하고 이 모임의 오래된 의식이라는 것을 의심하게 합니다.

 이러한 인신공양의 제사 의식이 고대로부터 내려오던 몰렉(MOLECH) 신앙의 일부라는 논란이 있습니다. 몰렉은 인간의 몸에 황소의 머리를 하고 두팔을 벌린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구약성서에도 등장하는데 어린이를 신상에 바치고 불을 피워 화염 속에서 그 아래로 떨어지게 하는 매우 잔인한 가나안 지방의 풍습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상당히 성행했던 풍습으로 구약에는 이스라엘 백성이 이를 행하면 반드시 죽을 것이라며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실제 어린아이가 사용되었는지의 여부를 떠나 고대의 의식을 재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게다가 그들이 행하는 의식 일부는 숲에서 나체로 돌아다녀야 하는데 실제로 나체 의식에 지쳐서 조직을 떠난 화원들도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동성간 또는 집단 성교 등을 행한다는 주장도 존재합니다.

 당시 집회에 참여한 주요 인사인 공화당 의원 데이비드 거겐(David Gergen)은 훗날 기습적인 알렉스의 인터뷰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는 구체적인 대답을 피하며 당신이 알 필요가 없다는 말을 합니다.

 한편 미국 잡지 ‘OC 위클리’지는 과거 보헤미안 클럽 출신의 인터뷰를 기사화했습니다. 이 제보자는 자신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 조건으로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부엉이는 석상이 아니라 플라스틱재질이며 호수 주위의 돌들은 스피커가 내장된 장치라고 했습니다. 또한 이 집회가 비밀회의가 아니라 부유한 권력층 남성들의 파티로 모인 사람들이 3주간의 휴가를 즐길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 기사에 대해 음모론자들은 제보자가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거짓 증언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게다가 단순한 여가활동이라면 외부에 알려지기를 이토록 꺼리고 있는지는 설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알렉스의 비디오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일부 언론들이 보헤미안 그로브를 옹호하는 기사들을 쏟아냈는데 이 모임이 언론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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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괴물딴지 미스터리 사전 스페셜(2007년, 유상현 저, 해냄, p266-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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