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0년대 미국 뉴욕의 변두리 마을에는 가난한 목사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아내인 서덜랜드 부인이 농장일을 하며 간신히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딸인 사라 서덜랜드를 비롯한 7명의 자매들은 모두 유난히 길고 풍성한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가장 긴 머리카락은 180cm였고 모두가 150cm 이상으로 땅바닥에 닿을 만큼 길었습니다.
이는 여자의 머리카락은 굵고 길어야 한다는 서덜랜드 부인의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가세가 점차 기울기 시작하자 서덜랜드 목사는 신도들을 모으기 위해 자녀들에게 교회 성가대에서 노래를 부르게 했습니다.
자매들의 노래실력은 별로 였지만 뜻밖에도 사람들이 갑자기 교회로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노래가 아닌 자매들의 긴 머리카락을 보기 위해 교회를 찾았던 것입니다. 19세기 당시 영양과 위생상태가 좋지 않아 일반적으로 머리카락의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7자매의 머리카락은 기름지고 매끄러우면서 풍성하기까지 했습니다. 사람들은 자매들의 머리카락을 젊음, 건강,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인식했습니다.
이들은 머리카락 덕분에 갑자기 부자가 되었습니다. 몰려드는 사람들을 보면서 서덜랜드 목사는 자매들의 머리카락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자매들을 데리고 순회공연을 다니기 시작했고, 1880년대에는 브로드웨이 무대에 섰습니다. 입소문을 타면서 기이한 공연으로 유명한 바넘 서커스단과 공연 계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그녀들이 길고 윤기나는 머리카락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서덜랜드 부인이 직접 만든 헤어 에센스 덕분이었습니다. 자매들은 냄새가 지독한 에센스 때문에 학창시절 놀림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길고 윤기나는 머리카락을 갖게 되었습니다.
급기야 에센스를 정식 출시해 판매하게 되었는데 1890년대 당시 노동자들의 평균 주급과 맞먹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자매들의 인기에 힘입어 미국 전역에서 불티나게 팔려 나갔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화려한 삶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자매들은 매일 파티에 참석하며 사치스러운 일상을 즐겼고 갑작스러운 인기에 거만해지기까지 했습니다. 서로 질투심에 싸움까지 하게 되었고 스캔들에 연루되는가 하면 불법 약물에 손을 대면서 그녀들의 인기는 사그라들기 시작했습니다. 이 후 여성들 사이에서 짦은 머리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전성기가 끝이 났습니다.
스스로 돈 버는 방법을 몰랐던 7자매는 부모가 물려준 저택에서 근근이 살아갔지만 저택마저 화재로 불타면서 가난에 허덕이며 쓸쓸한 생애를 보냈습니다. 병과 사고로 자매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났고, 가장 오래 살았던 넷째 그레이스는 과거의 영광을 잊지 못하고 죽는 날까지 긴 머리카락을 고집했다고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