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자리로 미래를 점치는 점성학(Astrology)
점성학은 별을 이용해 미래를 점치는 방식이다. 밤하늘의 천문학 현상과 인간세계의 사건 사이의 관계가 있다고 믿는다. 계절의 변화를 예측하고 신과 소통하는 신호들로써 천체의 주기를 해석하기 위하여 사용한 역법 체계에 뿌리를 두고 있다. 천문학, 연금술, 기상학, 의학과 같은 다른 학문들과도 연관되었다.
점성술의 탄생지는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 사이에 있는 현재 이라크 영토의 일부인 메소포타미아 지방이다. 점성술은 칼데아, 바빌로니아, 아시리아 세 왕국을 아우르는 칼데아 동방이라고 불렸던 지역으로부터 이집트로 건너간 다음 그리스 문화권으로 유입되었다. 그리스인들은 이집트인들과 바빌로니아인들이 점성술을 발명했다고 믿었다.
15세기 점성학자(샤를 6세의 타로 中)
서양에서 점성술은 태양과 달 그리고 다른 행성들의 위치에 기반하여 개인의 성격을 설명하고 그들의 인생에서 미래의 사건을 예언한다. 많은 문화권에서 천문학상의 사건에 중요성을 두고 있으며, 인도인들과 중국인들 그리고 마야인들은 천체 관찰로부터 지상의 사건을 예언하기 위한 정교한 체계들을 발전시키기도 했다.
천구에서 각 행성간에 시간차를 두고 보이는 각도상의 차이를 각거리라고 하며 이 각거리를 해석하는 것이 점성학의 기본이다. 합은 둘 또는 그 이상의 행성들이 황도대에서 동일한 기호로 발견되는 때를 의미하고 충은 두 행성간 각거리가 180도를 이룰 때를 의미한다. 1/12 대좌는 두 행성간 각거리가 30도를 이룰 때(360도를 12로 나눈 것), 1/8 대좌는 두 행성간 각거리가 45도를 이룰 때를 의미한다. 합은 어떤 때는 길하고 어떤 때는 불길하다. 그러나 충과 1/4대좌 1/8대좌는 늘 불길하다. 반면 1/3대좌는 길한 편이다.
마지막으로 천체의 공간 전체를 12분할했을 때 각 구간을 하나의 하우스(house)라고 한다. 이 하우스는 황도대를 30도씩 나눈 것으로, 각각 인간 삶의 특정 국면에 상응한다. 첫번째 하우스에는 동쪽 지평선에서 막 떠오르는 별이 있는데 이를 상승점이라 한다.
별점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행성과 황도대, 그리고 하우스의 영향과 행성의 각거리, 그리고 황도대에 위치한 여러 기호들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점성학을 지배하는 것은 7행성과 황도 12궁이라는 강력한 두 가지 일련 기호들이다. 행성과 황도대는 무한한 우주의 경계이자 인간이 알고 있는 한계이기도 했다.
(별자리 12궁 - 출처 : eagleeye.news)
달과 수성, 화성 토성이 끼치는 영향력은 일반적으로 해로운 반면, 태양, 목성, 금성은 대체적으로 이롭다. 달은 근심과 우울증을 유발하는 행성으로, 태양과는 우호적이지만 화성에는 적대적이다. 수성은 교역을 활성화하고 기술을 증진시켜 주는 행성으로, 목성에 우호적이지만 토성과는 적대적이다. 금성은 사랑의 행성으로서 화성에 우호적이지만 토성에는 적대적이다. 태양은 지상에서의 부귀와 영화를 누리게 하는 행성으로 수성과 토성과 적대적이다. 화성은 전쟁과 전투를 관장하는 행성으로 달과 수성에는 적대적이고 금성에는 우호적이다. 목성은 명예와 육체적인 미에 관여하는 행성으로 화성에 적대적이다. 마지막으로 토성은 가장 불길하고 해로운 행성으로 예기치 않은 사건이나 잔인한 죽음 혹은 재난을 예견한다.
하지만 이러한 행성의 영향력은 그 위치에 따라 즉 합과 충을 비롯한 여러 다른 각거리에 위치할 때마다 달라지며 한번에 두세가지, 혹은 네가지 요소가 서로 결합되기도 한다. 또한 이 개별 행성들이 12하우스 중 어느 지점에서 결합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는 달라진다.
7행성과 달리 12궁은 좀 더 신중하게 확인하여야 한다. 이들도 12하우스 중 어느 지점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변화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첫번째 하우스에 있는 황소자리 사람은 경솔하다. 두번째 하우스(건강의 하우스)의 사수자리 사람은 장남일 경우 동생들에게 원한을 품게 되어 관계가 좋지 않다. 일곱번째 하우스(생명의 하우스)에 있는 천칭자리의 사람은 어떤 계약이나 사업운이 있고 큰 병마를 이겨낼 운명이다. 그리고 천칭자리가 네번째 하우스(친족의 하우스)에 있으면 그 사람은 행복한 결혼을 하게 될 운명이다.
어떤 사람이 태어나는 시간이나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 순간의 천체 모양을 도식(차트)으로 나타낸 것을 ‘천체 도식’, ‘탄생 도식’ 또는 ‘별점’이라고 한다. 중세와 르네상스 그리고 심지어 17세기까지도 신분이 높은 집안에서는 아이가 태어날 때면 반드시 점성학자들을 데려와 태어난 순간의 천체의 정확한 구조인 탄생 도식을 그리게 했고 이 도식을 해석하여 아이의 성격이나 도덕성, 건강 상태, 질병, 앞으로의 행복과 불행을 예견했다. 또한 사망일도 예측이 가능했는데 특히 그 죽음이 비극적일 경우에는 더욱 분명하게 나타났다.
탄생 도식(차트)에 보이는 삼각형 12개는 12하우스를 의미한다. 좌측 한가운데 있는 삼각형이 첫번째 하우스이고 그 바로 아래 있는 삼각형이 두번째 하우스이다. 세번째 하우스는 그 다음 삼각형으로 이런 식으로 시계 반대방향으로 이어진다.
(탄생 차트 - 출처 sciencesource.com)
초기 점성학자들은 별점을 치기 위해 엄청나게 장황하고 복잡한 연산을 하거나 아니면 누군가가 태어나는 그 순간에 천체의 상태를 직접 관찰하여야만 했다. 하지만 이런 복잡한 연산은 점성학의 발달로 1년 간의 천체 구조를 하루 24시간의 구조와 연관지어 보여주는 도표와 천문력이 등장하면서 간소화되기 시작했다.
가장 인정받는 점성학은 왕국의 운명이나 대사건을 예언하는 형태였다. 중세 프랑스의 시인이자 마법사였으며 점성학자였던 뮈르댕이라는 사람은 예언서 한권을 남겼다. 왕들은 책을 펼칠 때마다 알 수 없는 불안함을 느꼈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점성학과 인간과의 관계를 탐구하기도 하였다. 인간의 몸을 소우주라 칭하고 인간의 신체 부위에 황도 12궁을 배열하였다. 그러나 각 별자리의 구조와 신체기관의 해부학적 구조 사이에 어떠한 관련성도 확인되지 않았고 연구하는 학자마다 대응하는 신체부위가 달랐다.
17세기 말경, 천문학에서 새로운 과학적 개념이 등장하면서 점성술에 대한 의문을 불렀고 이후의 수차례 연구에서 예언적인 가치를 확증하는데 실패했다. 점성술은 그 학문적, 이론적 가치를 점차 상실하게 되었다. 그러나 점성학으로 인해 천문학이 발달하고 그로 인해 중세시대의 항해술이 발달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참고자료 : 마법사의 책(2003년, 그리오 드 지브리 저, 임산·김희정 역, 루비박스, p289-314)
점성술로 되짚어보는 세계사(2006년, 벤슨 보브릭 저, 이상근 역, 까치)
https://ko.wikipedia.org/wiki/점성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