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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의 금요일 공포증(Paraskevidekatriaphobia)

13일의 금요일 공포증(Paraskevidekatriaphobia)

 13일의 금요일(Friday the 13th)은 13일과 금요일이 겹치는 날에는 안 좋은 일이 생긴다고 믿는 괴담 또는 미신을 말한다. 예수가 처형당한 날이 금요일이라는 가설과 12사도와 예수를 더하면 13이 되는 것에서 13일의 금요일이 유래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대표적이다.

 ‘13일의 금요일 공포증(Paraskevidekatriaphobia)’은 13일의 금요일에 대한 병적이고 불합리한 두려움이다. 이 말은 1990년대 초반 미국의 공포증 및 스트레스 전문 심리치료의사인 도날드 도시(Donald Dossey) 박사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리스어인 Paraskevi(금요일)와 Dekatreis(13)를 결합하고 공포를 의미하는 phobia를 붙여서 만들어낸 단어이다. 그는 그 단어를 발음할 수 있다면 이미 병이 치료된 것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하였다. 유사한 단어로는 ‘13이라는 숫자에 대한 공포증(트리스카이데카포비아, triskaidekaphobia)’이 있다.

13일의 금요일13일의 금요일(출처 : bitnet.ru)

# 불운한 숫자 13의 의미

 13은 왜 불운의 숫자가 되었을까? 서양에서는 예로부터 12를 완전한 수로 보았다. 이는 반으로 나눌 수도 있고 3이나 4로도 균등하게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12는 1년의 달의 수, 별자리의 수, 올림푸스 신의 수, 현생 삶의 단계, 이스라엘 지파, 예수의 제자, 배심원의 숫자 등이 되었다. 반면에 완전한 수 다음에 오는 13은 안정을 깨는 불안한 수, 불운의 수로 여겼던 것으로 보인다.

 13이 불길하게 여겨지는 것은 예수의 죽음과 관련된 가설이 대표적이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히기 전 마지막 식사를 할 때 모인 사람이 예수를 포함해 13명이라는 것과 그가 십자가에서 죽음을 맞이한 날이 금요일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이다.

 이 밖에도 최후의 만찬장에 마지막 13번째로 들어와 앉은 사람이 유다인데 그는 스승인 예수 팔아 버려 배신자가 되었으므로 13은 불길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금요일이 하나님이 아담과 이브를 에덴동산에서 추방한 날이었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민속학자들은 기독교 이전 고대 스칸디나비아 신화에서 그 유래를 찾고 있다. 노르웨인 신화에 보면 12명의 신이 모인 저녁만찬에 초대받지 않은 13번째 손님이 왔는데 그는 악(惡)의 신 ‘로키(Loki)’였다. 그는 어둠의 신을 꾀어 기쁨의 신을 죽였다고 전해진다.

영화 '13일의 금요일' 포스터영화 '13일의 금요일' 포스터

# 불운한 금요일에 얽힌 가설

 금요일이 마녀의 날이라는 설도 있다. 금요일(Friday)은 북유럽 신화 속 ‘프리가’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프리가는 고대 노르웨이에서 다산과 사랑의 여신으로서 로마 신화의 비너스 신과 같은데 사람들은 한 주의 여섯번째 날에 그 신에게 예배를 드렸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기독교가 전파된 후부터 ‘마녀’로 인식돼 오랫동안 금요일은 ‘마녀의 안식일’로 불리게 되었으며 ‘13일의 금요일’의 시초가 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금요일에 대한 두려움을 friggatriskaidekaphobia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오늘날의 마술 숭배자는 이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마녀들은 기독교적 미신에 대립하기 위한 의도에서 종종 13명으로 구성된 집회를 열기도 한다.

 템플기사단이 체포되었던 금요일과 연관짓기도 한다. 프랑스의 필립왕은 12세기에 조직된 이래로 엄청난 부와 권력을 누렸던 템플기사단을 와해시키려고 하였다. 1307년 10월 13일 금요일 비밀리에 전국적인 기사단의 체포령을 내렸다고 한다.

# 13일의 금요일과 관련된 사건들

 선원들은 특히 이러한 미신에 민감하여 금요일에 출항하는 것을 금기시하였다. 18세기 영국 해군에서는 이러한 미신을 타파하기 위해 H.M.S. Friday라는 군함을 만들었다. 영국 해군은 선원을 금요일에 모집하였고 진수식도 금요일에 거행하였다. 심지어 함장도 Friday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을 임명하였다. 13일의 금요일에 Friday호는 최초의 항해를 떠났으며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다고 한다.

 IT분야에서는 ‘13일의 금요일 바이러스’로 불리는 ‘예루살렘 바이러스’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 바이러스는 1987년에 이탈리아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89년 발견되었다. 이 바이러스는 감염된 컴퓨터에 잠복해 있다가 ‘13일의 금요일’에 활동하여(코드가 작동하여) 확장자가 COM, EXE인 실행파일을 파괴하고 지워버리는 것이 특징이다. 한동안 ‘13일의 금요일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날은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 있을 정도였다.

 이 외에도 1898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한 사업가가 자신을 포함한 13명과 함께 13일의 금요일에 저녁식사를 한 뒤 살해된 사건에서 비롯됐다는 설도 있다.

# 13에 대한 문화권마다 다른 기준

 13일 금요일에 대한 미신은 오늘날 미국에서 가장 널리 퍼진 미신일 것이다. 13이라는 수는 특히 불길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지만 고대 이집트와 중국에서는 13이라는 숫자가 행운의 수로 간주되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인생의 13번째 단계를 죽음, 다시 말해서 내생을 보았으며, 그들은 그 단계를 좋은 것으로 여겼다. 음력과 13번째 달이 있는 문화권에서 13이라는 숫자에는 나쁜 뜻이 전혀 없다.

 이탈리아에서는 13은 행운의 숫자이고 ‘17일의 금요일’을 불운한 날이라고 여긴다. 이는 로마 숫자 17(XVII)의 ‘X’를 뒤로 옮기면 ‘살았었다(VIXI)’가 돼 ‘지금은 죽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불길의 징조라는 것이다. 한편 동양에서는 숫자 4를 죽음과 동일한 발음이라고 하여 불길한 숫자로 여기고 있다.

 사람들은 특정한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고 신비화하는 수비주의(數秘主義, Numerology) 경향을 갖는다. 이처럼 숫자에 집착하는 것이 비이성적인 미신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단 불운을 피하고 보는 것이 상책이라는 생각도 든다.


참고자료 : 회의주의자 사전(2007년, 로버트 T. 캐롤 저, 한기찬 역, 잎파랑, p510-512)

https://ko.wikipedia.org/wiki/13일의_금요일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80413000225